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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무슬림 ‘명예살인’ 영국 사회문제로

등록 2007-06-12 18:11수정 2007-06-12 19:40

‘이혼 뒤 남자와 교제’ 딸 청부살인 등 100여건 조사
영국에서 무슬림 이민자들의 ‘명예살인’이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법원은 11일 가족이 원하지 않는 남성과 교제한 딸 바나즈 마흐모드(20)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아버지 마흐모드(52·사진)와 삼촌 아리(50)에게 유죄를 선고했다고 <비비시>(BBC) 방송 인터넷판이 12일 보도했다. 바나즈는 지난해 버밍엄의 한 주택가에서 목이 졸려 숨진 채 여행가방 속에서 발견됐다.

이라크 쿠르드족 출신의 바나즈는 10살 때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왔으며, 17살 때 아버지가 정해준 남성과 결혼했다. 하지만 남편은 그에게 폭력을 휘둘렀고, 그는 자살을 시도한 끝에 친정으로 돌아왔다.

이혼 뒤 그는 이란 출신 쿠르드족 남성과 사귀었다. 그러나 가족들은 남자가 이라크 출신이 아니라는 이유로 교제를 금지하며 바나즈를 감금·구타했다. 이후 바나즈는 비밀리에 연인을 만났고, 누군가 이들의 교제를 삼촌에게 일러바쳤다. 쿠르드족 저명 인사인 삼촌은 가족 회의를 소집한 뒤 조직폭력배에게 살해를 교사했다. 삼촌과 아버지는 재판 과정에서 ‘다른 딸들도 이혼한 마당에 가족의 명예를 지키려면 어쩔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무슬림 이민자수가 180만명에 이르는 영국에서는 지난 10년간 25명의 여성이 가족에 의해 살해됐으며, 100건의 ‘명예살인’ 사건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다. ‘이란과 쿠르드 여성들의 권리기구’의 다이애나 남미는 “이슬람 근본주의의 대두로 명예살인 역시 늘어나고 있다”며 “자살하도록 강요받는 여성들까지 고려하면 가족의 폭력으로 목숨을 잃는 여성들의 수는 엄청나다”고 말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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