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 강화 등 노선 선명
사민당 긴장 속 깍아내리기
사민당 긴장 속 깍아내리기
독일에서 뚜렷한 좌파노선을 내세운 통합 ‘좌파당’(Die Linke)이 공식 출범했다.
좌파당은 사민당(SPD)의 우경화에 반발해 탈당한 세력이 노동계와 연대한 ‘노동과 사회정의를 위한 선거대안’(WASG)과 옛 동독 공산당 후신인 민사당(PDS)이 통합해 16일 탄생했다. 서독 좌파와 동독 좌파가 하나로 합친 것이다. 두 정당은 지난 2005년 총선 때 연합공천을 하는 등 통합을 준비해왔지만, 정책 갈등으로 공식 통합이 미뤄졌다. 당수에는 전 사민당 총재 오스카 라퐁텐과 전 민사당 총재 로타 비스키가 공동 선출됐다.
2005년 총선 이후 우파 기민-기사당 연합과 중도좌파 사민당이 손잡고 대연정을 꾸리는 등 독일 정계가 중도화하는 상황에서, 더 선명한 좌파정책을 지향하는 정치세력의 결집이 좌파당 창당으로 이어졌다. 보수파는 좌파당을 극좌파로 규정했다. 좌파당은 ‘프롤레타리아의 당’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이른바 ‘신자유주의의 패배자’인 비정규직 노동자, 실업자 등의 지지를 받고 있다. 좌파당은 사회복지 혜택 축소 반대, 노동시간 단축, 아프가니스탄 파병군 즉각 철수 등을 내걸고 있다.
현재 우파 기민-기사당 연합과 좌·우파 대연정을 꾸리고 있는 사민당은 좌파당 탄생에 긴장하고 있다. 여론 조사기관 포르자 조사결과, 사민당 지지자 23%가 2009년 총선에서 좌파당을 찍을 수 있다고 대답했다. 사민당 원내총무 페터 슈트룩은 “좌파당은 예산도 없이 미래 청사진만 보여주는 사회주의 낭만주의자 모임”이라고 폄하했다.
좌파당은 앞으로 독일의 정치 지형에 상당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주간 <슈피겔>은 여론조사에서 좌파당이 유권자 24%, 옛 동독지역 유권자 44%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8일 보도했다. 하지만 좌파 성향의 녹색당, 사민당, 좌파당이 서로를 연정파트너로 삼지 않는 이상, 과거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 시절의 적녹 연정과 같은 좌파 성향의 정부 구성은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베를린/한주연 통신원 juyeon@gmx.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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