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코스피지수 추이
코스피, 3년만에 ‘사이드카’
당분간 조정 지속될 듯
당분간 조정 지속될 듯
주가가 지난달 27일에 이어 또다시 급락했다. 미국에서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문제로 신용경색 우려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일본과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모두 큰 폭으로 떨어졌다.
1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6.82(3.97%) 떨어진 1856.45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새벽 마감한 뉴욕증시가 급락했다는 소식에 내림세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정오를 기점으로 낙폭이 크게 확대됐다. 코스피지수는 오후 한때 95포인트나 하락하며 1836선까지 떨어졌으나 장 막판에 낙폭을 다소 줄였다. 오후 1시25분에는 유가증권시장에서는 3년 2개월여 만에 처음으로 사이드카가 발동되기도 했다.
일본 닛케이225 평균주가가 2.19% 내린 것을 비롯해 중국 상하이종합지수(-3.81%), 대만 자취안지수(-4.26%) 등 아시아 주요국 증시도 급락했다.
이날 증시의 내림폭이 컸던 이유는 연초부터 부각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미국의 신용경색을 확산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 탓이다. 미국 모기지업체인 ‘아메리칸 홈 모기지 인베스트먼트’는 지난 31일(현지시각) “모든 자산 청산을 포함한 전략적인 선택 방안을 고려하기 위해 전문가들을 고용했다”며 사실상 청산 가능성을 시사했다. 특히 이 회사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업체와 우량(프라임) 모기지 업체의 중간 단계인 ‘알트-에이(ALT-A) 모기지’ 업체여서, 부실이 모기지 시장 전체로 확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국제 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이날 “알트-에이 모기지의 손실이 증가할 것”이라며 “관련 채권 등급을 하향 조정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미 헤지펀드 두 개를 청산한 베어스턴스가 또다른 한 헤지펀드의 환매를 중단했다는 발표도 악재였다.
이날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만 5천억원 이상을 순매도해 지수 급락을 이끌었다. 지난달 13일부터 순매도한 물량은 모두 5조4천억원으로, 이날까지 연속 누적 순매도로 5조원을 돌파하는 신기록을 세웠다. 개인(5838억원)과 투신권(289억원)은 순매수로 맞섰지만,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6600억원어치 이상 쏟아지면서 지수 방어에 실패했다. 삼성전자(-5.37%), 포스코(-4.49%) 등 시가총액 상위 10위권 종목도 모두 큰 폭 내림세를 보였다. 20개 업종지수도 모두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미국발 신용경색 우려라는 악재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당분간 조정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영익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우려의 단계를 넘어 신용경색이 표면화되는 국면”이라며 “중국 경제 활황과 국내 자금의 증시 유입이 추가 급락을 방어하겠지만,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어 시장이 안정을 찾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경락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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