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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친이슬람’ 대통령후보 터키 또 ‘격랑’

등록 2007-08-14 19:06

압둘라 귈
압둘라 귈
집권당, 굴 외무장관 재지명 밝혀…세속주의 야당·군부 큰반발
터키 여당이 차기 대통령 후보에 친 이슬람 성향의 압둘라 귈(사진) 외무장관을 다시 지명키로 결정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14일 보도했다. 귈 장관은 지난 4월에도 대통령 후보로 지명됐지만 군부와 야당 등 세속주의 세력의 거센 반발에 부닥친 바 있어 다시 정치적 소용돌이가 예상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가 이끄는 정의개발당은 지난달 22일 총선에서 550석 가운데 341석을 차지해 재집권했으며, 그 자신감을 바탕으로 반발을 무릅쓰고 귈 장관을 다시 지명했다. 터키 대통령은 상징적 존재로 의회가 간접선출하지만, 법률안 및 각료 거부권을 행사한다. 귈 장관은 에르도안 총리의 최측근으로 친 이슬람 성향이지만 서구와 세속주의에 대해 상대적으로 유화적인 자세를 취해왔다.

야당 등 세속주의 세력은 크게 반발하고 있다. 데니스 바이칼 공화인민당 당수는 “터키 공화국의 건국철학과 다른 입장을 지닌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주장했다. 종교의 정치개입을 막는 세속주의 원칙을 강조하는 터키에서 귈 장관이 대통령이 되면, 총리와 대통령을 모두 이슬람 성향의 인물이 맡게 돼 급격한 이슬람화가 우려된다는 것이다. 특히, 귈 장관의 부인이 쓰는 이슬람식 머리 스카프가 세속주의 세력의 거부감을 일으키고 있다. 전통적으로 대통령은 퇴역 장성이나 세속주의 세력의 대표가 맡아왔다.

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귈 장관의 당선은 확실시된다. 1~2차 투표에서 550석 가운데 당선에 필요한 3분의 2의 지지를 얻지 못하더라도 3~4차 투표에서는 과반수만 얻으면 된다. 지난 4월에는 정족수 미달로 1차 투표가 무효화 됐지만, 이번에는 70석의 민족행동당이 투표 참가를 약속하고 있다. 하지만, 세속주의 세력의 핵심인 군부가 지난 4월 ‘세속주의를 지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무엇이든 하겠다’며 경고한 바 있어, 앞으로 어떻게 행동할지가 주목된다. 1차 투표일은 오는 20일이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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