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살때 납치됐다 지난해 8년만에 극적으로 탈출한 오스트리아 소녀 나타샤 캄푸시(19)가 자신을 지하실에 가뒀던 납치범에게 동정심을 보였다.
캄푸시는 오스트리아 공영 ORF TV와의 인터뷰에서 "갈수록 그에게 미안한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고 BBC방송 인터넷판이 20일 전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행 중 녹화된 50분간의 인터뷰에서 캄푸시는 차분한 표정으로 납치범 볼프강 프리클로필에 대해 '길을 잘못들어 잃어버린 불쌍한 영혼'이라고 연민을 나타냈다.
그녀는 그러나 "그가 나에게 한 일들이 점점 희미해지지만 사라지지는 않는다. 자꾸만 되살아난다"면서 "내가 할 수 있는 한 그 기억들에 잘 대처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프리클로필은 캄푸시가 탈출한 직후 황급히 차를 몰고나갔다가 몇 시간 뒤 열차에 몸을 던져 자살했다.
캄푸시는 지난 1998년 3월2일 등교길에서 납치됐고 이후 빈 교외의 마을인 슈트라스호프의 가옥 지하실에서 갇혀 지내다가 지난해 8월23일 범인이 전화통화를 하느라 방심한 사이 탈출에 성공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캄푸시는 감금생활로 뒤쳐졌던 공부를 따라잡았고 사회 속으로 다시 들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자신의 내적 평온을 위해 사생활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내가 사람들 앞에서 울고, 흐느끼고 무너져내리는 것을 앞으로는 좀처럼, 어쩌면 결코 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캄푸시는 자신의 납치사건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비밀에 부쳐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으나 자신은 스타가 아니기 때문에 자서전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화영 기자 quintet@yna.co.kr (서울=연합뉴스)
캄푸시는 자신의 납치사건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비밀에 부쳐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으나 자신은 스타가 아니기 때문에 자서전을 내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화영 기자 quintet@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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