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선'을 비롯해 판매 부수 기준으로 영국의 '빅 3' 타블로이드 신문들이 21일 "그녀를 죽음으로 몰고 간 사고와 관련해 당시 양심의 가책을 느꼈다"고 '첫 고백'을 했다.
'더 선', 데일리 미러, '뉴스 오브 더 월드' 등 3개 신문 편집인들은 다이애나 전 왕세자비의 10주기를 열흘 앞두고 이날 TV 프로 등에 출연해 다이애나가 10년 전(97년 8월31일) 프랑스 파리에서 교통사고로 숨졌을 때 다이애나의 뒤를 쫓은 '파파라치'들이 통제권 밖에 있게된 상황을 초래한 것에 자신들이 일조했음을 인정했다.
'뉴스 오브 더 월드'의 전 편집인 필 홀은 ITV1의 다큐멘터리 '다이애나의 지난 여름' 프로그램에 출연, 더 많은 사진을 요구한 독자와 다이애나를 추적한 카메라맨, 그리고 이 사진을 실은 신문들 모두가 책임 소재의 범위에 들어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요한 다이애나 기사는 판매부수를 15만부나 더 추가할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모두 책임이 있다"며 "당시 발생한 것에 대해 큰 죄책감을 느꼈고 언론매체 종사자 누구나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더 선' 신문 편집인이었던 스튜어트 히긴스는 데일리 텔레그래프와의 회견에서 "다이애나비의 사망은 편집인으로 일했던 기간 가장 비극적인 일이었다"면서 "이후 그녀의 죽음과 거기로까지 나간 일들을 생각하며 나의 역할, 신문의 역할 나아가 총체적으로 언론의 역할에 대해 자주 질문했다"고 토로했다.
한편 다이애나비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사망한 뒤 타블로이드 신문들은 파파라치에 의해 촬영된 사진들의 게재를 금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영섭 기자 kimys@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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