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첫 외교정책 연설..'강한 유럽' 필요성 천명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27일 이란이 국제사회의 경고에도 아랑곳 없이 핵무기 개발을 계속할 경우 폭격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연례 프랑스 주재 대사 모임애서 한 연설을 통해 "이란의 핵무장은 받아들일 수 없으며 국제사회는 이란이 핵 개발을 중단하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면서 제재강도도 높이는 정책을 계속해야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이란의 핵개발 목표는 의심할 바 없이 오늘날 국제무대에서 가장 심각한 위기"라며 이처럼 강도높은 `경고'를 해 논란이 예상된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어 "이 길만이 우리로 하여금 재앙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는 '이란의 핵무장' 또는 '이란에 대한 폭격'(an Iranian bomb or the bombing of Iran) 등의 선택을 막아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주요 국가들의 언론들은 일제히 사르코지 대통령의 이 같은 강경 발언을 주요 뉴스로 취급했다.
이라크 사태와 관련,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라크에 주둔해 있는 다국적군의 명확한 철군 일정을 요구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이라크 사태를 해결하는 방안으론 정치적 해법 외에는 없다고 본다"면서 "특히 외국군의 철수에 관해 명확한 전망이 제시돼야 하며 이는 외국군의 책임감을 명확히 할 수 있는 결정"이라고 말했다고 일간 르 몽드 등이 전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또 강한 유럽의 필요성을 천명하고 미국과의 유대강화를 역설했다. 그는 "국제사회에 강한 유럽이 출현하게 되면 더욱 더 조화롭고 공정하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국제질서를 재편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미 관계에 언급, "프랑스가 미국과 우호관계를 강화하는 것은 과거 200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반면 러시아에 대해 그는 "러시아는 석유와 가스 등의 유리한 강점을 이용해 국제사회에 만행을 일삼아서는 안된며 더욱 더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또 아프가니스탄 군대를 훈련시키기 위해 아프간에 추가 병력을 파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와 관련, 프랑스 국방부는 올해 안에 150명의 병력을 3개 그룹으로 나눠 파견하게 될 것이라고 확인했다.
그는 터키의 유럽연합(EU) 가입 추진문제와 관련, 프랑스는 EU와 터키의 협상을 막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터키가 무슬림 국가라는 이유를 들어 터키의 EU가입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프랑스는 내년 하반기 EU 순회의장국을 맡는다.
이명조 특파원 mingjoe@yna.co.kr (파리=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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