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켈 “한국인질 석방 불구 기존 정책 영향 없다”
아프가니스탄 무장 반군 세력인 탈레반에 억류돼온 한국인 인질이 석방됐음에도 불구하고 독일 정부의 탈레반에 대한 기존 정책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독일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FAZ)이 30일 보도했다.
일본을 방문하고 있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한국인 인질 석방이 탈레반에 인질로 잡혀 있는 독일인 기술자 문제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며 독일 정부의 행동 방식과 범위에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메르켈 총리는 테러 단체의 요구에 굴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또한 독일 정부 대변인은 테러 단체와 협상하지 않는다는 독일 정부의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독일 정부는 테러단체에 협박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인 인질이 전원 석방될 것으로 전해지면서 비슷한 시기에 아프간에서 납치된 독일인 인질 루돌프 B.(62)의 석방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아프간 주재 독일 대사관은 탈레반에 억류돼 있는 독일인 인질 루돌프와 유선 접촉을 하고 있으며 독일 외무부는 비상대책반을 설치하고 그를 구하기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독일 정부는 테러 단체와 협상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대외적으로 표명하고 있지만 아프간 정부와 현지 부족 원로를 내세워 탈레반측과 인질 석방 교섭을 벌이고 있다.
앞서 독일 언론은 독일인 인질 석방 교섭이 한국 인질 석방 문제와 맞물려 있으며 한국인 인질이 석방되면 독일 인질 석방 교섭도 진전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지난 달 18일 아프간 카불 남서쪽 와르다크주에서 독일인 토목 기술자 2명이 무장세력에 납치됐다.
탈레반은 아프간 주둔 독일군 철수를 요구했으나 독일 정부는 테러단체와 협상을 거부하고 철군 요구를 일축했다.
그러자 탈레반 대변인을 자처하는 카리 유수프 아마디는 독일인 인질 2명을 최후 통첩 시한이 지남에 따라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2명 중 1명의 시신은 지난달 22일 발견됐으나 나머지 인질 1명은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탈레반에 납치됐다가 사망한 뤼디거 디트리히(44)의 시신을 부검한 결과 총격으로 인해 사망한 것으로 판명됐다.
(베를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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