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30년대 소비에트 정권이 교회를 탄압하던 시절에 미국으로 팔려갔던 러시아 정교회의 종(鐘)이 70년만에 본국으로 돌아왔다고 9일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이 보도했다.
무게 2t의 이 종은 소비에트 정부가 당시 교회 폐쇄 후 미국인 사업가 찰스 크레인에게 청동값만 받고 팔았던 18개의 종들 중 하나다. 당시 팔린 종들 가운데 일부는 수백년전에 만들어진 것이다.
크레인은 이 종을 1931년 다른 종들과 함께 미국 보스턴의 하버드 대학에 기증했고, 이후 하버드대는 일요일과 국경일, 미식축구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이 종을 울려왔다.
러시아는 이 종을 돌려받기 위해 하버드대와 20년 이상 협상을 해오다 올해 3월 18개의 종 전부를 오는 2008년 가을까지 돌려받기로 합의했다.
러시아는 대신 운송비 일체를 지불하는 한편 복제 종을 만들어 하버드대에 넘겨 주기로 했다. 러시아 정교회 알렉세이 2세의 축도 미사를 받은 복제 종들은 지난달 뉴욕에 도착했다.
이번에 고향으로 돌아온 종은 오는 12일 일반에 공개된 뒤 원래 있었던 성 다니엘 수도원 종루에 걸리게 된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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