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VMH 홈페이지.
프랑스 최고재벌 아르노의 <레제코> 인수
프랑스 유력 경제 일간지 <레제코>의 기자 98%가 프랑스 최고 재벌이자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친구인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의 <레제코> 인수에 반대표를 던졌다. 미국에서는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의 <월스트리트저널> 인수가 기자들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르코지 친구 ‘편집권 개입’ 유명
기자 98% 아르노 인수에 반대표
상품화 가속 신문 ‘신뢰의 위기’ 2007년 6월28일,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들은 머독이 이 신문 인수를 위해 50억달러를 지불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자 실력 행사에 들어갔다. 출근을 늦게 했다. 1902년부터 신문사를 소유하고 있는 뱅크로프트가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이 신문 기자들은 자율성을 보장하고 편집국 책임자 임명권을 갖는 독립적 위원회 설립을 요구하며, 인수협상에 압력을 행사하기를 원했다.
이런 요구사항은 머독이 1981년 영국 <더타임스> 인수 당시 약속했던 내용과 비슷하다. 머독은 인수 1년 뒤 어느 날, 자율성을 보장해달라는 요구에 이렇게 대답했다. “맙소사! 설마 그때 그 말을 전부 믿은 건 아니겠지? 난 내가 소유한 신문사들에 지시를 내린다네. 왜 <더타임스>는 예외가 돼야 하지?”
머독은 거대한 미디어 제국을 거느리고 있다. 편집국은 그의 명령에 복종할 뿐이다. 그 과정에서 정치·경제적 이해관계가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머독은 자신이 보유한 <더선>, <뉴스오브더월드>, <더타임스>를 통해 토니 블레어 전 영국 노동당 당수의 선거운동을 측면 지원했다. 영국 신문시장의 32%를 점유하는 머독의 뉴스코퍼레이션 그룹은 블레어 총리 임기 동안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세계적 명품 그룹 루이비통모엣헤네시(LVMH) 아르노 회장의 <레제코> 인수는 머독의 <더타임스> 인수 상황과 유사한 점들이 매우 많다. 아르노는 사르코지의 결혼식에 신랑 쪽 증인으로 참석했고, 사르코지가 대선에서 승리한 날 엘리제궁 입성을 함께 축하했을 정도로 사이가 가깝다. 덕분에 아르노는 <레제코> 인수에 대해 정치적 지원을 받고 있다.
아르노는 머독처럼 개입주의자로 유명하다. 2006년 9월, 아르노가 이미 소유하고 있는 <라트리뷴>은 국민들이 세골렌 루아얄 사회당 대선 후보의 경제정책을 사르코지의 것보다 더 낫다고 평가한 설문조사 결과를 기사에서 삭제했다. 2003년 5월, <라트리뷴> 기자협회는 집단 사직서를 제출했다. LVMH 그룹의 라이벌, 피노-프렝땅-르두트 그룹에 대한 두쪽짜리 신랄한 기사를 싣는 것을 미뤄야 했기 때문이다. 신문사 경영진은 곧 열릴 LVMH 그룹의 주주총회와 기사가 실리는 시기를 맞추기 원했다. 2007년 <레제코>의 기사에서 LVMH라는 이름은 124차례나 등장한다. 그런데 아르노가 신문사를 인수한다면, 기자들은 이제 LVMH를 언급하면서 사주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을까 걱정하거나, 반대로 사주의 비위를 맞추려 한다는 비난을 두려워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기사의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겠는가? 아르노는 70여개의 명품 브랜드를 갖고 있다. 19억유로에 이르는 이 그룹의 2006년 순이익만으로도 재계에서 지배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레제코>의 기자들은 파업에 돌입했고, 이틀 동안 신문이 나오지 못했다. 또 신문에 자신들의 투쟁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글들을 내보내고 있다. <레제코>의 편집국은 신문사 인수 때 편집국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이 관철되기를 바라고 있다. <레제코>가 프랑스 재계 1위 그룹의 손에 떨어질 것인가? <르몽드>처럼 정관에 기자들이 편집국장 임명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명시하지 않으면, 시장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신문이나 잡지는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르는 입찰자에게 팔리는 상품에 불과하다. 에두와르 드 로스칠드가 <리베라시옹>을 인수한 지 얼마 뒤인 2006년 11월 기자들은‘신문의 중요결정’에 대한 자신들의 거부권을 포기해야만 했다. 오늘날 언론도 자본주의 경제법칙의 예외가 아니며, 거물 자본가들의 개입으로 신뢰도를 상실할 위협에 직면해 있다. 기자들은 남들이 대신 신문사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기자들이 이런 용기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마리 베닐드/언론인
기자 98% 아르노 인수에 반대표
상품화 가속 신문 ‘신뢰의 위기’ 2007년 6월28일,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들은 머독이 이 신문 인수를 위해 50억달러를 지불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자 실력 행사에 들어갔다. 출근을 늦게 했다. 1902년부터 신문사를 소유하고 있는 뱅크로프트가에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이 신문 기자들은 자율성을 보장하고 편집국 책임자 임명권을 갖는 독립적 위원회 설립을 요구하며, 인수협상에 압력을 행사하기를 원했다.
<레제코> 9월14일치 1면과 이 신문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베르나르 아르노 LVMH 회장.
아르노는 머독처럼 개입주의자로 유명하다. 2006년 9월, 아르노가 이미 소유하고 있는 <라트리뷴>은 국민들이 세골렌 루아얄 사회당 대선 후보의 경제정책을 사르코지의 것보다 더 낫다고 평가한 설문조사 결과를 기사에서 삭제했다. 2003년 5월, <라트리뷴> 기자협회는 집단 사직서를 제출했다. LVMH 그룹의 라이벌, 피노-프렝땅-르두트 그룹에 대한 두쪽짜리 신랄한 기사를 싣는 것을 미뤄야 했기 때문이다. 신문사 경영진은 곧 열릴 LVMH 그룹의 주주총회와 기사가 실리는 시기를 맞추기 원했다. 2007년 <레제코>의 기사에서 LVMH라는 이름은 124차례나 등장한다. 그런데 아르노가 신문사를 인수한다면, 기자들은 이제 LVMH를 언급하면서 사주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 않을까 걱정하거나, 반대로 사주의 비위를 맞추려 한다는 비난을 두려워 할 수밖에 없지 않을까? 그렇다면 어떻게 기사의 신뢰성을 보장할 수 있겠는가? 아르노는 70여개의 명품 브랜드를 갖고 있다. 19억유로에 이르는 이 그룹의 2006년 순이익만으로도 재계에서 지배적 역할을 할 수 있다. <레제코>의 기자들은 파업에 돌입했고, 이틀 동안 신문이 나오지 못했다. 또 신문에 자신들의 투쟁의 정당성을 설파하는 글들을 내보내고 있다. <레제코>의 편집국은 신문사 인수 때 편집국을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요구사항이 관철되기를 바라고 있다. <레제코>가 프랑스 재계 1위 그룹의 손에 떨어질 것인가? <르몽드>처럼 정관에 기자들이 편집국장 임명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명시하지 않으면, 시장자본주의 시스템에서 신문이나 잡지는 가장 높은 가격을 부르는 입찰자에게 팔리는 상품에 불과하다. 에두와르 드 로스칠드가 <리베라시옹>을 인수한 지 얼마 뒤인 2006년 11월 기자들은‘신문의 중요결정’에 대한 자신들의 거부권을 포기해야만 했다. 오늘날 언론도 자본주의 경제법칙의 예외가 아니며, 거물 자본가들의 개입으로 신뢰도를 상실할 위협에 직면해 있다. 기자들은 남들이 대신 신문사의 운명을 좌지우지하는 것을 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기자들이 이런 용기를 갖고 있는 것은 아니다. 마리 베닐드/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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