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방사능 누출사고를 냈던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의 해체 작업이 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1986년 사고 뒤 원자로를 서둘러 덮었던 콘크리트 위에 높이 10, 길이 150m의 둥근 철제 구조물을 덮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구조물로 방사능의 외부 유출을 차단한 뒤 내부의 원자로를 해체한다는 것이다. 빅토르 유센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공사 계약식에서 “오늘에야 처음으로 체르노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을 찾았다고 국제사회에 말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5년 남짓 걸릴 공사는 프랑스 노바르가 그룹이 맡으며, 3억6400만 유로(약 4700억원)의 비용은 국제기금 등으로 마련됐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에선 86년 4월26일 조작실수로 제4원자로가 폭발해 두달 만에 31명이 숨졌다. 2005년 유엔 보고서는 약 9300명이 방사능에 노출돼 갑상선 암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사고 당시 누출된 방사능 물질의 95%가 갇혀 있는 현 콘크리트 구조물은 곳곳이 무너져내려, 10년 넘게 방사능을 누출해왔다. 원자로 주변 반경 약 29㎞ 지역에서 13만5천여명이 삶의 터전을 옮겼고, 이 일대는 방치된 채 남아 있다고 러시아 <노보스티> 통신이 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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