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는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British Museum)이 22일 하루 한국 문화의 중심지가 됐다.
주영한국문화원은 영국박물관과 공동으로 일본, 중국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한국 문화를 널리 알리기 위해 추석을 사흘 앞둔 이날 박물관에서 `추석맞이 한국의 날' 행사를 펼쳤다.
한국의 날 행사는 낮 12시 박물관 앞 마당에서 조윤제 주영한국대사와 영국박물관 아시아 담당관 잔 스튜어트의 인사말과 함께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의 눈에 점안식을 하는 것으로 개막됐다.
이어 박물관 건물 안팎에서 목판화 체험, 비누 공예, 한지등 만들기, 백자 달항아리 전시회, 전통음악 공연, 영화 '취화선'과 드라마 '대장금' 상영, 송편 맛보기 등 한국의 문화를 소개하는 다양한 행사가 펼쳐졌다.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한국의 날 행사에 맞춰 20일부터 10월 21일까지 박물관 룸3에서 열리는 특별전 '달 항아리전'. 일본 도자기, 중국 도자기와 다른 한국 백자의 담백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달 항아리'전에는 영국박물관이 아끼는 소장품인 영국 도예가 버나드 리치의 달 항아리, 현대 도예가 박영숙씨의 달 항아리 등이 선보이고 있다.
목판서화가 안준영씨가 복각한 훈민정음 해례본, 대동여지도, 호랑이 그림 등을 직접 찍어보는 목판화 체험, 한지공예가 전영일씨의 지도로 만드는 전통 한지등 만들기, 작가 신미경씨와 함께 비누로 달 항아리 만들기 등도 박물관을 찾은 관객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박물관 앞마당에서는 영국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연주단체 들소리가 북, 장구, 꽹과리, 징 등 사물의 신명난 음악으로 추석 명절 분위기를 달궜다. 박물관 내 한국관에서는 가야금 연주회도 열렸다.
2002년 칸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임권택 감독의 영화 '취화선'과 MBC 인기 드라마 '대장금 하이라이트'도 상영됐다.
박물관을 찾은 영국인 재닛 로건은 호랑이 목판화를 찍어본 뒤 "호랑이 그림이 독특하다"며 "이 호랑이가 액운을 막아준다고 하니까 집에 걸어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관광객 수잔 퐁은 "한국 드라마 '겨울연가'를 통해 한국을 잘 알고 있다"며 박물관 행사장의 한국 여성들이 입고 있는 한복이 너무나 예쁘다고 함께 기념촬영을 하기도 했다.
최규학 주영한국문화원장은 "영국 최고의 박물관인 영국박물관을 찾은 영국인들과 전 세계 관광객들에게 한국 문화와 추석 명절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며 "외국에서 추석 명절을 잊고 지냈던 현지 교민들도 고향을 생각하며 많이 참여했다"고 말했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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