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한 정상이 4일 서명한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에 대해 러시아의 한반도 문제 전문가는 "신뢰를 확인한 만큼 선언의 신속한 이행이 필요하다"고 논평했다.
러시아 과학아카데미 극동문제연구소 알렉산드르 제빈(정치학 박사) 소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난 2000년 첫 정상회담이 양국간 대화의 물꼬를 열기 위한 첫 정치적 시도였다면 이번 노무현(盧武鉉) 대통령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간의 2차 정상회담은 1차 회담을 구체화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이번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상호존중과 신뢰 관계를 다시한번 재확인한데다 정치적 문제 외에 경제적, 군사적, 인도적 문제까지 폭넓게 논의하고 성과를 이뤄낸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한반도 문제는 러시아 안보와 경제에도 중요하기 때문에 이번 회담 성과에 대해 이웃 국가로 그간 한반도 평화를 염원해 온 러시아도 크게 반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러시아는 남북한간 경제 프로젝트에 관심이 많은데 특히 철도연결 사업은 시베리아횡단 철도와의 연결을 가능케 해 러시아 경제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제빈 소장은 "현재 남북한은 중대한 기로에 서 있으며 그런 점에서 이번 회담은 양국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며 이후 전개될 남북 관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군사적인 문제에 얽매여 돈과 시간을 낭비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통일과 관련해 "이제 평화선언을 한 이상 시간적으로 낭비할 필요가 없다"며 "어떻게 통일을 할 것인가에 대해 머리를 맞댈 때가 왔으며 경제분야 외에 언어, 교육, 역사 문제 등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주한미군 철수 문제 등을 안고 있는 미국은 이번 평화선언과 통일에 대해 러시아와 다른 생각일 것"이라면서 "한국이 통일을 생각한다면 미군 뿐 아니라 외국 군대의 주둔 문제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빈 소장은 "평화선언에 서명한 이상 남북한은 이제 대화를 멈춰서는 안된다"며 "화해 증진을 위한 신뢰가 쌓인 만큼 평화선언 이행을 신속히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 (모스크바=연합뉴스)
제빈 소장은 "평화선언에 서명한 이상 남북한은 이제 대화를 멈춰서는 안된다"며 "화해 증진을 위한 신뢰가 쌓인 만큼 평화선언 이행을 신속히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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