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정부가 모스크바 붉은 광장에 자리한 레닌 묘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러시아 일간 로시스카야 가제타가 10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레닌 묘 폐쇄.이전을 둘러싼 그간의 논란을 의식, 찬반을 묻는 국민투표 실시도 검토 중이다.
1917년 소비에트 사회주의 혁명인 `10월 혁명'을 이끈 뒤 1924년 사망한 레닌의 시신은 사후 방부 처리돼 유리관안에 보존돼 있다.
레닌 묘는 한때 존경받았던 혁명지도자를 보기 위해 러시아 각지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로 매일 북적거리고 있다.
크렘린궁 관계자는 "모스크바 한복판에 이 같은 묘지가 있다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며 "그것이 거기에 있어야 할 지를 결정해야 하는데 그 최선의 방법은 국민투표"라고 말했다.
그는 또 "레닌의 시신이 땅에 묻혀야 한다고 국민 80%가 말한다면 우리는 그 결정을 따를 수 밖에 없으며 이제 우리는 정치투쟁의 장(場)이었던 그 혁명에 대해 등을 돌릴 때가 왔다"고 말했다.
레닌 묘 폐쇄는 1991년 옛 소련 붕괴 이후 종종 제기돼 왔지만 레닌 숭배자들을 포함한 일부 존치론자들의 반대에 밀려 무산됐다.
지난해에도 러시아 역사과학 아카데미가 레닌의 활동은 러시아를 정신적으로, 사회.경제학적으로 정체상태에 머물게 했고 이 나라를 서구 문명사회로부터 고립시켰다면서 레닌 묘 폐쇄를 제안하기도 했다.
폐쇄 찬성론자들은 "소비에트 시대 및 개인 숭배와의 완벽한 단절을 위해서는 그 시신을 적당한 장소에 안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폐쇄 찬성론자들은 "소비에트 시대 및 개인 숭배와의 완벽한 단절을 위해서는 그 시신을 적당한 장소에 안치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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