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테헤란 방문 정상회담
이란의 핵 개발과 관련해 유럽 및 미국의 제재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6일 이란을 방문한다. 푸틴이 이란과 서방의 강경 대치 구도에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크레믈(크렘린) 지도자가 이란을 방문하는 것은 32년 전 레오니드 브레즈네프 당시 공산당 서기장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푸틴의 발걸음이 가볍지는 않다. 서방 국가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 의혹을 계속 제기하고 있으며, 이란은 민간 에너지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당장, 러시아를 제외한 유엔 안보리 5개 상임이사국은 이란이 11월 안에 핵프로그램 의혹에 대해 분명한 답변을 주지 않는다면 강력한 제재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해 놓은 상태다. 일부에선 군사적 보복까지 거론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레믈 대변인은 15일 “푸틴은 (이란 핵문제와 관련해) 외교적 해법이 계속돼야 한다는 중요성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이란과 서방 국가 간 중재 역할을 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다. 러시아는 이란 핵개발 의혹이 불거지자 “핵무장한 이란을 원하지 않는다”고 하면서도, 서방국가에 대해선 “이란이 핵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할 만한 어떤 데이터도 없다”며 반박했다. 서방 국가로부터는 따가운 눈총을 받았지만, 이란에는 ‘중재를 할 수 있는 유일한 파트너’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핵심적인 관심은 푸틴이 이란에 내놓을 보따리 안에 어떤 해법이 들어있느냐는 것이다. 일각에선 푸틴이 현재 건설중인 부셰르 원자력발전소를 내년까지 완공시켜 주는 대신, 이란은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는 중재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부셰르 발전소는 지난달 가동을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건설을 지원하고 있는 러시아가 “이란이 건설비용 1억달러를 내놓지 않는다”며 완공을 지연시켜왔다.
한편, <인테르팍스> 통신은 14일 러시아 특수정보팀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슬람 계열의 자살폭탄 테러팀이 테헤란을 방문하는 푸틴 대통령을 암살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란 외무부는 “전혀 근거없는 것”이라고 일축했으며, 푸틴도 이란 방문을 예정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이용인 기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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