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국제 유럽

영국 보수당, 150억 기부금 몽땅 날릴듯

등록 2007-10-16 21:04

영국 보수당이 800만파운드(약 150억원)가 넘는 정치 기부금을 몽땅 날리게 됐다.

영국 법원은 15일 "보수당이 받은 기부금은 편집성 망상증에 시달리는 정신질환자가 기부한 돈"이라며 아들 조란 코스티치(50)에게 기부금을 돌려주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텔레그래프 신문이 16일 보도했다.

2005년 사망한 제약 재벌 브래니슬라프 코스티치는 보수당 출신 마거릿 대처 전 총리가 "사탄과 같은 괴물들"로부터 세상을 구해줄 것이라는 믿음에서 보수당에 전 재산을 유산으로 남겼다.

브래니슬라프는 당초 1974년에 유일한 아들 조란에게 전 재산을 남긴다는 유언장을 썼었다. 그러나 자신이 어두운 국제적인 음모의 희생양이 됐고, 가족이 자신을 독살하려 한다는 망상증에 빠진 후 1988년과 1989년 유언장을 다시 고쳐썼다.

핸더슨 판사는 아들에 대한 코스티치의 자연스런 애정이 망상증으로 훼손됐고, "건전한 정신 상태에 있었다면 그런 식으로 재산을 처분할 수는 없었을 것"이라며 아들 조란의 손을 들어줬다.

조란은 "아버지는 매우 심한 정신질환을 앓고 있었고, 처음부터 아버지가 망상증 때문에 보수당에 전 재산을 기증했다는 증거가 너무나 뚜렷했다"며 법정에서 개인적인 가족사를 낱낱이 들추도록 소송을 하게 만든 보수당을 비판했다.

베오그라드에서 태어난 브래니슬라프는 생전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투옥됐고,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와 싸우다가 지뢰로 심한 부상을 입은 쓰라린 경험이 있다.

자그레브대학에서 유기화학을 전공한 그는 제약사업에 뛰어들어 성공했고, 1975년 영국으로 귀화했다.


그는 매우 헌신적인 가장이었으나 최소한 1984년부터는 "심각하고 치료될 수 없는 정신질환"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망상증에 빠진 그는 대처가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자유 세계의 지도자"라고 믿었으며, 대처가 자신을 죽이려는 음모를 꾸미는 괴물들로부터 세계를 구할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보수당 변호사들은 브래니슬라프가 아들의 진로에 실망했고, 아들과 관계가 틀어져 유언장을 고쳐썼으며, 오랫동안 보수당과 대처를 지지해왔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보수당은 법원의 결정에 맞서 상소할지 아직 결정하지 않았으며, 아직 기부금을 한 푼도 사용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국제 많이 보는 기사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1.

트럼프 ‘호주 관세 예외’에 일본 “우리 철강·알루미늄도” 기대감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2.

‘누가 뭐래도 내가 실세’...트럼프 앉혀두고 오벌오피스에서 브리핑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3.

트럼프, 요르단 국왕에 대놓고 “미국이 가자지구 가지겠다”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4.

D-30, 트럼프 철강 관세 실행 …BBC “한국도 영향 불가피”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5.

“이혼해도 가족”…데미 무어, 치매 브루스 윌리스 매주 찾아가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