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왓슨 박사
DNA구조 발견 왓슨 박사 인종차별 발언 ‘들썩’
1962년 디엔에이(DNA) 구조를 발견해 현대과학에 한 획을 그은 미국 제임스 왓슨(79) 박사가 ‘흑인들은 백인보다 지능이 떨어진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그는 영국 〈선데이타임스〉와 지난 14일치 인터뷰에서 “아프리카의 미래에 대해 근본적으로 비관적”이라며 “우리의 모든 사회 정책은 흑인들의 지능이 백인들과 똑같다는 사실에 기초해 수립되지만 모든 연구결과는 실제로 그렇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모든 인간이 똑같다고 여기려는 것은 자연스러운 욕구지만, “흑인 직원들을 다뤄 본 사람들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며 인간 지능의 차이를 만드는 유전자가 10년만에 발견될 수 있다고 말했다. 왓슨은 다음주 나오는 자신의 책에서도 “진화 과정에서 지리적으로 갈라졌는데도 인간의 지능이 똑같이 진화했다고 기대할 어떤 명확한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번 인터뷰는 런던 과학박물관 강연 등을 위해 17일 왓슨이 영국을 방문하기 앞서 이뤄졌다.
왓슨은 암과 유전자 분야에서 과학적 업적을 인정받아 1962년 노벨 의학상을 받았지만, 성과 인종에 대한 차별적 시각으로 수차례 논란을 일으켰다. 1990년에도 미국 정치학자 찰스 머레이가 지능은 유전적이며, 인종 간에 차이가 있다는 식의 주장을 펼쳐 비슷한 논란이 불붙은 바 있다.
영국 하원 내무특별위원회 키스 배즈 위원장은 〈인디펜던트〉 17일치 인터뷰에서 “대단한 업적을 이룬 과학자가 이처럼 근거없고, 비과학적이며 극단적으로 모욕적인 발언을 하다니 유감”이라며 “과학계가 왓슨의 개인적 편견으로 보이는 주장을 단호히 거부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인종차별 반대 단체들은 왓슨의 발언이 인종 증오죄로 처벌받을 수 있는지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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