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세상을 떠난 영국 슈퍼마켓 세인즈버리 가문의 후손 사이먼 세인즈버리가 1억파운드(약1천870억원) 상당에 달하는 미술품을 영국 런던 국립미술관과 테이트 미술관에 유산으로 남겼다.
생전 자선사업가이자 예술품수집가로 유명했던 세인즈버리는 클로드 모네, 폴 고갱, 에드가 드가, 루시앙 프로이드, 프란시스 베이컨, 앙리 루소 등 쟁쟁한 대가들의 작품 18점을 미술관에 기증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 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이 가운데 국립미술관은 모네의 '아르장퇴유의 설경'(1875년)과 `수련, 일몰'(1907년경), 폴 고갱의 '창문 앞 과일 접시와 컵'(1890년경), 에드가 드가의 '목욕 후'(1896년경), 앙리 루소의 '조지프 브루머의 초상'(1909년) 등 인상파와 후기 인상파 작품 5점을 받는다.
테이트의 2개 미술관, 테이트 브리튼과 테이트 모던은 토머스 게인즈버러의 '미스터 앤드 미세스 카터'(1947∼48), 프란시스 베이컨의 '초상화 연구'(1952년)와 '화가의 어머니'(1972년), 루시앙 프로이드의 '담배 피는 소년'(1950∼51년), 피에르 보나르의 '노란 보트'(1936∼38년)와 '목욕하는 여인'(1925년) 등 13점을 받는다.
파킨슨병을 앓다가 작년 10월 76세의 나이로 사망한 세인즈버리는 1990년대에 내셔널 갤러리의 자랑거리인 세이즈버리관을 짓도록 3천500만파운드를 기부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그러나 나라가 주는 작위를 거절하고, 인명사전에 이름이 수록되는 것을 거부할 정도로 매우 개인적인 취향의 인물로 알려졌었다.
세인즈버리 슈퍼마켓 창업자의 증손인 그는 자녀 없이 레스토랑과 서점을 소유한 스튜어트 그림쇼와 40년을 살았다. 그는 생전 19세기 말과 20세기 초 작품들을 많이 수집했고, 서식스와 첼시의 집에 그 작품들을 수장했었다.
테이트의 니콜라스 세로타 관장은 "지난 100년 동안 영국 문화계가 받은 최고의 기증품"이라며 "보통 사람들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정말로 엄청난 선물"이라고 말했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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