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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유럽의회 울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통한의 절규

등록 2007-11-07 10:58

한국의 길원옥 할머니가 6일 오후(현지시각) 브뤼셀의 유럽의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에서 증언을 통해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고 있다. 브뤼셀/연합늇,
한국의 길원옥 할머니가 6일 오후(현지시각) 브뤼셀의 유럽의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에서 증언을 통해 일제의 만행을 고발하고 있다. 브뤼셀/연합늇,
위안부 할머니들의 절규가 사상 처음 브뤼셀에 있는 유럽의회 의사당에 울려 퍼졌다.

한국의 길원옥(79), 네덜란드의 엘렌 판 더 플뢰그(84), 필리핀의 메넨 카스티요 (78) 등 3명의 할머니는 6일 오후(현지시각) 브뤼셀의 유럽의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에서 증언을 통해 일제의 만행을 고발했다.

2차대전 당시 어린 나이로 일본군에 끌려갔던 할머니들은 일본군 성노리개로 겪었던 온갖 고초와 수모를 울먹이며 털어놓았고, 아직도 공식 사과를 않고 있는 일본에 유럽각국이 압력을 가해줄 것을 호소했다.

이날 청문회엔 유럽의회 녹색당및 자유동맹그룹의 진 램버트(영국), 라울 로메바 루에다(스페인) 등 의원들과 의회관계자, 인권단체 회원, 언론인 등 50여명이 참석했다.

◇길원옥 할머니 = 13세에 고향 평양에서 돈벌고 기술을 가르쳐 준다기에 철없이 부모에게 알리지 않고 따라갔다. 가보니 공장이 아니고 다다미 한장 깔린 조그만 방이었다.

군인들이 차례로 들어와서 몹쓸 짓을 했고, 울고 소리지른다고 때렸다. 몹쓸 성병을 얻게돼 집에 돌아오게돼 이제 살았구나 하고 기뻐했다. 하지만 병에서 회복하자 다시 어떤 사람이 와서 기차에 실어 어디론가 데려갔고, 이번엔 조금 더 컸다고 연속해서 군인들을 들여보냈다.

16세되던 해에 또 다시 성병에 걸려 일본군 의사가 자궁을 들어냈을 때 속으로 죽었구나라고 느꼈다.

그 아픔과 괴로움은 듣는 것만도 힘들 것이다. 몸이 성한 곳이 없다. 배 수술만 4번 했다. 한마디 사과하는 말 없으니까 여러분 힘을 빌려 죽기 전 소원을 풀어볼까 하고 몸이 아픈데도 여기까지 왔다. (울먹이며) 많이 도와달라.


◇메넨 카스티요 할머니= 13세 되던 해에 일본군이 집 앞에서 놀던 나를 차에 태워 국민학교에 있는 일본군 막사로 데려갔다. 일본군 2명이 들어와 강간했고 저항하자 담뱃불로 목을 지졌다. 목에서 피가 나서 죽는 줄 알았다. 이후 낮에는 청소하고 밥하고, 밤에는 성노리개로 학대당하는 생활이 계속됐다.

도움을 요청하러 여기에 왔다. 일본 정부의 공식 사과와 법적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 우리 모두 늙고 죽어가고 있다. 가난하게 살고 있고 먹을 것도 부족하다.

◇엘렌 판 더 플뢰그 할머니= 17세 되던 해에 인도네시아에서 일본 군 위안부로 끌려갔다. 일본 군들은 말을 잘듣지 않는다고 식량배급을 줄였다. 당시 얻은 성병은 일본군이 패배한 후 네덜란드로 돌아와서야 치료했다.

이후 62년이 지났지만 일본은 아무 것도 하지 않았다. 항상 거짓말을 하고 진실을 외면하고 있다.

한국의 길원옥(79), 네덜란드의 엘렌 판 더 플뢰그(84), 필리핀의 메넨 카스티요 (78) 등 3명의 할머니는 6일 오후(현지시각) 브뤼셀의 유럽의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에서 증언을 통해 일제의 만행을 고발했다. 브뤼셀/연합뉴스
한국의 길원옥(79), 네덜란드의 엘렌 판 더 플뢰그(84), 필리핀의 메넨 카스티요 (78) 등 3명의 할머니는 6일 오후(현지시각) 브뤼셀의 유럽의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에서 증언을 통해 일제의 만행을 고발했다. 브뤼셀/연합뉴스

이상인 특파원 sangin@yna.co.kr (브뤼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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