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투슬라의 요켈라고등학교에서 7일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나, 학교 밖으로 대피한 학생들이 걱정스런 표정으로 서 있다. 투슬라/AP 연합
“용의자는 18세 재학생…나치 추종자”
‘유투브’에 범행계획 동영상 미리 공개
‘유투브’에 범행계획 동영상 미리 공개
북유럽의 복지국가 핀란드의 한 고등학교에서 7일 정오께 10대 젊은이가 총을 난사했다. 이 사건으로 적어도 8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고 <시엔엔> 방송이 현지 의료팀의 말을 따 보도했다.
현지 경찰은 핀란드 남부 투슬라의 요켈라고등학교를 겹겹이 에워싸고 출입로를 모두 봉쇄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로 알려진 페카 에릭 오피넨(18)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오피넨은 시내의 한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위중한 상태다. 숨진 이들 가운데는 이 학교의 교장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다친 이들은 유리조각에 긁히는 등의 가벼운 상처로 “큰 위험이 없는 상태”라고 병원 관계자들이 전했다. 경찰은 범행 현장이 통제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오피넨은 이 학교의 12학년 재학생으로 추정된다. 범행 동기에 대해 알려진 바는 없으나, 현지 언론들은 범행 몇 시간 전에 용의자가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투브를 통해 자신의 계획을 미리 공개했다고 전했다. ‘요켈라 고등학교 학살 - 2007년 11월7일’이라는 제목의 손수제작물 동영상은 총을 들고 있는 용의자가 요켈라고등학교로 보이는 건물에서 찍은 사진 2장 등으로 구성됐다.(사진) 이 동영상은 나치 상징물과 ‘반체제 혁명’이란 구호를 등장시켰으며, “나약해 빠진 대중”에 대한 전쟁 선언과 자신의 목적 달성을 위한 자결의 맹세가 담겨 있다고 <시엔엔> 방송은 전했다. 유투브는 이 게시물을 비롯해 같은 아이디로 등록된 모든 동영상을 삭제해 인터넷에서 찾아볼 수는 없는 상태다.
이 학교 교사인 킴 키우루는 현지 라디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교장선생님이 학생들을 교실에 머물게 하라는 방송을 했다”며 “문을 잠근 채 있는데 잠시 뒤 총을 든 남자가 접근하는 것을 봤고, 나는 이내 복도로 도망쳤다”고 말했다. 그는 도망치면서 한 여성의 주검을 목격했으며, “학생들에게 창문 밖으로 도망나오라고 해 모두 구출했다”고 덧붙였다.
요켈라고등학교는 12~18살 학생들 400여명이 다니는 학교다. 핀란드의 학교에서 총기 발사 사고가 일어난 것은 처음이다. 핀란드의 범죄율은 세계 최저 수준으로 알려졌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용의자로 알려진 페카 에릭 오피넨이 유투브에 올린 동영상.
학생들이 학교에서 부모와 함께 나오고 있다. 이번 총격으로 적어도 8명이 사망했고, 11명이 부상했다고 알려졌다. 투슬라/AP 연합
교회에 마련된 임시대피소 앞을 무장경찰들이 지키고 있다. 투슬라/AP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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