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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베를린 ‘살롱문화’ 르네상스

등록 2007-11-11 20:32

베를린 ‘살롱문화’ 르네상스
베를린 ‘살롱문화’ 르네상스
옛 동독 지역 84곳 성행
예술·정치 토론 ‘대유행’
유럽 문화의 대명사로 부상하고 있는 독일 베를린에 18세기 복고풍 ‘살롱문화’가 부활했다.

원래 살롱문화는 유럽에서 18~19세기에 성행하던 것이다. 살롱은 보통 귀족 안주인이 지식인들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해, 자유롭고 편안한 분위기에서 예술과 정치를 주제로 토론하는 모임이었다. 프랑스 혁명 직전에 계몽사상의 근원지가 되기도 했다. 독일 명문가의 안주인들이 주최한 살롱에는 훔볼트, 하이네 같은 유명 인사들이 참여해 토론 문화가 꽃피었다. 바이마르 공국의 안나 아멜리아도 괴테, 쉴러와 같은 지성을 키운 살롱의 안주인이다. 살롱은 유럽 문화, 사상의 근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요즘 베를린 젊은이들 사이에서 살롱문화가 유행하고 있다. 미테와 프렌츠라우어베르크 지역이 그 유행의 본거지다. 동베를린 중심에 위치한 이곳은 통일 뒤 젊음과 낭만, 예술이 꽃피는 지역으로 탈바꿈했다. 베를린 살롱의 수는 현재 84개에 이른다. 사적 모임인 살롱은 딱딱한 텔레비전 토론 프로그램이나 대학 세미나와 달리, 편안한 분위기여서 문화와 교양에 관심 있는 젊은이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것이다.

살롱의 하나인 ‘슬로모’는 겉보기엔 허름한 옛 건물에 자리한 일반인의 주거공간이다. 하지만 일주일에 두번은 이국적이고 맛깔스런 음식이 있는 파티 라운지와 토론 사교장으로 바뀐다. 주로 30대 이상이 알음알음으로 이곳을 찾는다. 참석자가 많을 때는 100명 가까이 된다. 이곳의 놀이 문화는 살롱이란 이름에 걸맞게 ‘수준’이 있다. 예술영화의 한 장면을 보고 영화의 제목을 알아 맞추기, 유명 배우를 초대해 저명 문학작품을 낭독하게 한 뒤 작품 이름 알아 맞추기 등을 한다. 단편 영화나 라이브 음악 감상도 하며, 새 미술작품을 소개하며 작가와 직접 토론하기도 한다.

30대 중반의 부부가 운영하는 어떤 살롱은 정치인들을 초대한다. 여기선 정치 현안에 대한 토론이 주로 이뤄지며, 정치인들의 속얘기를 들을 수 있다. 밤을 지새우는 살롱 모임은 소음과 담배 연기로 이웃들에게 피해를 주는 부작용도 있지만, 베를린의 새로운 문화현상으로 자리잡고 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juyeon@gmx.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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