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닐로 튀르크
외교관 출신 튀르크, 2차서 여당후보에 역전
유엔에서 활동한 전문 외교관 출신이 슬로베니아의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중도 좌파 성향의 다닐로 튀르크(55·사진)는 11일 끝난 슬로베니아 대통령 결선투표에서 68.2%의 득표를 얻어, 31.8%를 얻은 보수 여당의 로이제 페테를레(59)를 누르고 승리를 확정지었다. 그는 1차투표에선 페테를레 후보에게 근소한 표차로 뒤졌으나, 좌파의 결집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슬로베니아는 총리가 실권을 가진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어, 대통령의 권한은 국방과 외교 정책에 한정된다. 그러나 튀르크는 슬로베니아가 내년 1월1일부터 6개월간 유럽연합 순회 의장국을 맡게 됨에 따라, 의장국 대통령으로 활발한 대외 활동을 펼칠 전망이다.
튀르크는 이미 국제 무대에서 친숙한 이름이다. 그는 슬로베니아가 옛 유고슬라비아 연방에서 독립한 이듬해인 1992년 슬로베니아의 첫 유엔 대사로 부임해 2000년까지 8년간 대사로 활약했다. 2000년부터 5년 동안은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의 정치담당 보좌관으로 일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수도 루블리아나에서 법학 교수로 활동한 그는 이라크전에 반대하고, 옛 유고의 인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면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왔다. 그는 선거 기간 인터넷에서 블로그를 운영하고, 친구맺기 사이트인 ‘페이스북’ 등을 운영하는 등 젊은이들과의 소통에 주력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튀르크의 당선으로 내년 총선을 앞둔 집권 중도우파 연정은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 슬로베니아는 2004년 유럽연합에 가입했으며, 올해 유로화를 도입한 뒤 인플레이션율이 급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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