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팬의 폭력사태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총기를 발사해 팬 한 명을 숨지게 한 이탈리아 경찰관에게 살인 혐의가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투스카니의 아레초 지역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프로축구 세리에A 라치오와 유벤투스 팬들 간의 충돌을 제지하던 한 경찰관이 총을 발사했으며 라치오 팬인 가브리엘 산드리(26)가 목 부위에 총탄을 맞아 숨졌다.
이탈리아 경찰 당국은 이 사건을 '비극적인 실수'라고 밝혔고 해당 경찰관도 "폭력 사태를 제지하려 뛰어가는 도중 실수로 총을 쐈다. (총을 발사한 곳이) 숨진 산드리로부터 200m나 떨어져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관의 변호를 맡은 프란세스코 몰리노 변호사는 "검찰이 살인 혐의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며 "그가 범죄자로 몰리는 어떤 혐의 적용도 막아내겠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가 16일 보도했다.
하지만 검찰은 단호하다. 아레초 검찰의 엔니오 디치코 검사장은 "이 교통경찰관이 사람 키 높이로 총을 쏜 것은 확실한 증거"라며 "동기는 모르겠지만 사람 키 높이로 총을 쏜 것은 용서받지 못할 행위"라고 말했다.
한편 이 사건이 터지자 이탈리아 전역에서는 축구팬들이 경찰서를 습격해 경찰관 40여명이 다치는 등 대규모 난동이 이어졌고, 이탈리아축구연맹은 이번 주말 국내 프로축구 리그를 모두 중단하는 비상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숨진 산드리의 장례식은 라이벌 팀 서포터를 포함해 수백명이 참석한 가운데 로마에서 치러졌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 (서울=연합뉴스)
박성민 기자 min76@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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