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로 반출된 도굴 문화재 반환 운동을 벌이고 있는 그리스 당국이 반환 사업을 시행하는 문화부의 한 직원(61)을 문화재 절도 혐의로 체포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22일 보도했다.
그리스 경찰에 적발된 이 '내부의 적'은 지금까지 문화재를 담당하는 자신의 직위를 이용해 값비싼 고대 그리스의 각종 유물과 성화(聖畵) 등을 훔쳐 자택에 보관해왔다는 것.
경찰이 이 직원의 집에서 찾아낸 유물은 고대 그리스의 항아리와 물 주전자, 4세기에 제조된 청동 엽전, 비잔틴 시대의 성화 등 줄잡아 수십점에 달한다.
이 직원은 처음에 이 유물들이 자신의 할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고고학자들의 감정 결과 불법적으로 도굴된 문화재임이 드러났다.
그리스 문화부는 최근 수년간 국내에서 도굴돼 전세계적으로 반출된 고대 그리스 문화재들을 반환하는 사업을 추진해왔으며, 이 과정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 폴 게티 미술관의 전직 큐레이터 메리언 트루씨를 장물 구입 혐의로 고발하기도 했다.
폴 게티 미술관은 지난 3월 그리스 문화부의 요구에 따라 기원전 4세기에 만들어진 황금 화관을 반환했다.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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