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들의 소요 사태가 일어난 프랑스 파리 북부 빌리에르벨에서 27일 주민들이 이틀 전 경찰 순찰차와 충돌해 숨진 이민계 10대 2명의 사진을 들고 추모행사를 벌이고 있다. 빌리에르벨/AFP 연합
‘순찰차 사망 소년’ 블로그글 ‘소수인종 서러움’ 표현
프 ‘이민자’시위 남부도시 번져
프 ‘이민자’시위 남부도시 번져
이민계 10대 2명의 순찰차 충돌 사망사건으로 촉발된 프랑스 소요사태와 관련해, 중국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은 폭력행위를 용인할 수 없다며 강경대응 방침을 밝혔다.
사르코지는 28일 오전 시위로 다친 경찰관들을 방문한 자리에서 시위대들의 총기 사용에 대해 “살인 행위”라고 비난한 뒤, “총기를 사용한 사람들은 법정에 서게 될 것”이라며 사법처리 방침을 밝혔다. 사르코지는 이어 관계부처 장관들과 대책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수습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그는 2005년 11월에 발생한 폭동사태 때 내무장관으로 재직하면서 강경진압을 주도한 바 있다.
한편 소요사태는 지난 25일 사망사건이 일어난 파리 북부 빌리에르벨과 주변 지역에서는 27일에도 이어졌고, 이날 남부 대도시 툴루즈로 번졌다. 시위 양상은 다소 누그러졌으나, 이곳에서 자동차 20대와 도서관 2곳이 불탔다. 이번 사태로 현재까지 경찰 120명이 다쳤다고 <에이피>(AP) 통신은 전했다.
프랑수아 피용 총리는 27일 소요 현장을 둘러본 뒤 “지난 이틀보다는 사태가 훨씬 진정됐지만 아직 불안하다”며 “되도록 빨리 질서가 회복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사태로 프랑스 사회의 ‘화약고’로 남아 있는 빈민지역 이민자들의 불만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2005년 소요사태 뒤 정부가 주택환경 개선, 교육비 지원, 직업훈련 확대 등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이민자들은 “달라진 게 없다”고 비난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은 “높은 실업률과 낮은 교육수준, (백인) 경찰과 (소수인종) 청소년 사이의 불신, 열악한 주거환경과 논란이 많은 이민자법 등이 언제든지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분노에 찬’ 세대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숨진 10대 한명은 자신의 블로그에 “너희는 내가 다르다고 비웃는다”고 서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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