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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곰인형 ‘무함마드’로 불렀다고 감옥행?

등록 2007-11-29 20:46

질리언 기번스
질리언 기번스
수단 거주 영국인 교사 기소…양국 외교 갈등
곰인형에 이슬람 예언자 무함마드의 이름을 붙인 영국인 교사가 수단에서 종교 모독죄로 태형을 당할 위기에 놓였다. 사안은 영국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며 영국과 수단 사이 외교적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영국 <비비시>(BBC) 방송은 교사 질리언 기번스(54·여·사진)가 수단에서 종교를 모독하고 증오를 선동했다는 혐의로 기소됐다고 28일 보도했다. 기번스가 가르치는 하르툼 학교의 학생들은 지난 9월 학급 마스코트인 곰인형의 이름을 투표에 붙였다. 기번스가 제안한 이름은 ‘파리스’였지만, 학생들 23명 가운데 20명이 이슬람권에서 가장 흔한 이름인 ‘무함마드’를 뽑았다.

문제는 한 학생의 부모가 이에 항의하며 불거졌다. 그가 동물 인형에 신성한 예언자의 이름을 붙이며 이슬람 종교를 비하하려 했다는 것이다. 시위대가 몰려들며 학교는 내년 1월까지 문을 닫은 상태다.

사태 초기만 해도 기번스가 곧 풀려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다. 수단 관료들조차 기번스의 행동에 고의성이 없었다는 점을 인정했고, 나라 안팎의 무슬림 단체들이 그의 석방을 촉구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슬람 율법(샤리아)을 따르는 사법당국의 생각은 달랐다. 율법 학자들은 기소 직후 성명서를 내 “이번 사건은 우연이나 무지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라, 이슬람교를 모욕하려는 서구에 의한 계산된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기번스는 유죄 선고를 받으면, 6개월의 징역과 40대의 태형 또는 벌금형을 받게 될 전망이다.

영국 정부는 수단 정부에 항의의 뜻을 밝히며 기번스의 석방을 촉구했다. 고든 브라운 총리는 그의 기소 소식에 “놀랍고 실망스럽다”고 말했고, 데이비드 밀리밴드 외무장관은 정부가 대응책을 고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된 ‘무함마드’라는 이름은 이슬람권에서 가장 흔한 남자 이름이다. 이슬람 교도의 상당수는 아들에게 이 이름을 붙이면 자신들이 천국에 간다고 믿는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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