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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푸틴 ‘실질적 장기집권’ 시대 오나

등록 2007-12-03 21:09수정 2007-12-03 21:13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부인 루드밀라가 2일 투표하기 위해 모스크바에 있는 한 투표소 앞에 서 있다. 모스크바/AP 연합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부인 루드밀라가 2일 투표하기 위해 모스크바에 있는 한 투표소 앞에 서 있다. 모스크바/AP 연합
총선 통합러시아당 압승…퇴임 뒤 ‘수렴청정’ 가능성
2일 치러진 러시아 총선에서 예상대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끈 통합러시아당이 압승했다. 이번 선거는 푸틴에 대한 ‘신임투표’나 다름없어, 푸틴은 퇴임 뒤에도 대통령을 능가하는 권력을 행사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통합러시아당은 개표가 98% 진행된 현재 64.1%를 얻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3일 보도했다. 친푸틴 성향의 자유민주당, 정의러시아당은 각각 8.2%, 7.6%를 얻었다. 통합러시아당은 개헌에 필요한 연방하원 두마(450석)의 3분의 2가 넘는 306석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야당 공산당은 11.6% 득표에 그쳤다. 투표율은 62%를 기록했다.

보리스 그리츠로프 통합러시아당 당수는 “푸틴이 국가의 지도자며, 국민들은 그의 방향을 지지하고, 그 방향은 계속될 것이라는 게 확인됐다”고 말했다. ‘강한 러시아’를 열망하는 국민들이 지난 8년간 경제성장을 이끌며 러시아를 미국에 맞선 세계의 한 축으로 성장시킨 푸틴에게 분명한 지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야당 등은 협박, 매표, 반공개 투표 등이 동원된 “옛 소련 붕괴 뒤 가장 더러운” 부정선거라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감시단도 “대통령궁이 선거에 지나치게 개입하는 등 선거가 공정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미국 백악관도 “불법행위가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제사회의 관심은 총선 압승을 등에 엎은 푸틴이 퇴임 뒤 권력 유지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집중되고 있다. 푸틴은 자신이 비례대표 1번으로 진두지휘한 선거에서 압승을 거둬 더욱 ‘자신만만하고 과감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됐다. 러시아 정가에서는 푸틴이 △내년 3월 대선에서 ‘꼭두각시’ 대통령을 취임시킨 뒤 배후 조종할 것 △총리로 취임해 대통령을 능가하는 권력을 휘두를 것 △3선 연임을 제한한 헌법을 개정할 것 △차기 대통령을 몇달 만에 물러나게 한 뒤 대통령에 취임할 것 등 온갖 시나리오가 떠돌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에 새로운 정치적 불안정이 닥쳤다”며 “앞으로 누가 러시아를 지휘할지는 답하기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일부에서는 푸틴이 퇴임하면 영향력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러시아 저명 정치분석가인 스타니스라프 벨코프스키는 “대통령궁을 떠나는 순간 영향력은 쇠퇴하고 권위는 새 대통령에게 옮겨갈 것”이라며 “석달만 지나면 푸틴은 잊혀지고, 공격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합러시아당은 17일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연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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