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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사기극으로 드러나는 5년 간의 실종 귀환 스토리

등록 2007-12-06 13:28

카누를 타고 바다에 나갔다가 실종된 후 5년만에 돌아온 영국인의 깜짝 스토리가 씁쓸한 사기극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 사건은 언론의 최대 관심사로 신문 1면 머리기사로 보도되는 등 영국 사회 전체의 화제로 떠오르고 있으며 의원들의 의정 질문에서도 유머의 소재로 활용될 정도로 얘기거리가 되고 있다.

영국 경찰은 지난 1일 경찰서를 찾아와 자신의 기억 상실을 의심하며 과거를 찾아줄 것을 요청한 존 다윈(57)씨를 5일 체포했다.

경찰은 그가 바다에서 실종된 후 사망한 것 처럼 위장해 부인이 사망보험금을 받아 파나마로 이주하도록 계획적으로 일을 꾸민 혐의를 두고 수사 중이다.

다윈씨는 2002년 런던 북쪽으로 420㎞ 떨어진 해변 마을 시튼 커루에서 카누를 타고 바다로 나갔다가 거친 풍랑 속에 실종됐다.

경찰은 사고 당시 수색에서 부서진 그의 배와 노를 발견해 그가 익사한 것으로 추정해왔으며 다윈 씨는 공식적으로 사망자로 처리됐다.

그의 두 아들은 5년여 만에 홀연히 나타난 그가 실종 기간은 물론 실종되기 2년 전인 2000년 6월 이후의 일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4일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일간 데일리 미러지는 다윈과 그의 부인 앤이 지난해 임대한 파나마시티의 한 아파트에서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을 5일 게재했다.


이 사진은 다윈 부부가 아파트 임대 등 파나마 이주를 주선한 이민 알선 회사 무브 투 파나마 사장 마리오 빌라씨와 함께 찍은 것이다.

빌라씨는 이들 부부가 다윈이라는 성을 사용하지 않았다고 밝히고 파나마에서 새로 삶을 시작하고 싶다는 부부를 도왔을 뿐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 사진의 진위 여부와 함께 수사 자료로 활용할 수 있는지 조사 중이다.

경찰 수사 책임자는 TV 기자회견에서 다윈 씨가 느닷없이 나타난 것은 분명히 이례적인 일이며 많은 의문과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켰다고 말하고 수사에 도움이 될 제보를 기대했다.

그는 경찰이 다윈씨 실종과 관련된 돈 문제에 관해 3개월 전에 제보를 받았으나 실종됐던 그가 살아 돌아온 데 대해 놀랐다고 말했다.

경찰은 다윈씨의 지난 5년간 행적을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름을 밝히지 않기를 요구한 경찰 관계자는 다윈 씨와 부인의 전화 통화를 우연히 엿들었다고 제보해온 다윈씨 부인의 지인과 경찰이 그간 접촉해왔다고 수사 과정을 귀띔했다.

경찰은 다윈씨 부인이 재산을 파나마로 옮기는 등 의문점이 발견 됨에 따라 내사를 벌여왔다.

수사관들은 다윈 씨가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져 오는 것을 눈치채고 지난 주말 기억 상실을 가장하며 경찰서에 나타난 것으로 추정하고있다.

다윈씨의 부인은 데일리 미러와 선 등 영국 언론을 통해 자신은 남편이 사망한 것으로 믿고 보험금을 받았을 뿐이라고 주장하며 남편이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실종.사망을 위장했다는 혐의를 부인했다.

부인은 이후 남편을 전혀 보지못했으며 지난주 남편의 귀환은 "항상 기도해 오던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부인은 부부가 거주해오던 시튼 커루의 집을 6주전에 팔고 파나마 시티로 이주하자 친척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말하기도했다.

경찰은 다윈씨 부인을 신문하기위해 파나마 당국에 범죄 용의자 인도를 요청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다윈씨는 실종 당시 교도소 직원으로 일했으며 부인은 그가 카누를 타고 바다에 나갔다고 진술했다.

다윈의 친척 아주머니인 마거릿 번스(80)씨는 "솔직히 말해 나는 그가 물에 빠졌다고는 믿지 않는다"고 기자들에게 말했다.

(런던 AP=연합뉴스)

maroonj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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