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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사르코지…일은 우파쪽…행복은 좌파쪽?

등록 2008-01-09 19:23

아마르티야 센 / 조지프 스티글리츠
아마르티야 센 / 조지프 스티글리츠
‘경제방정식’도 튀네
“GDP에 행복지수 더해야”…“책임 회피용” 반발도
“주35시간노동 폐지” 불구 반 신자유주의 학자 고용

신자유주의 개혁을 강력하게 추진 중인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신자유주의에 비판적인 대표적 경제학자들을 자문으로 고용했다. 이같은 조처는 최근 지지부진한 그의 신자유주의적 개혁성과에 대해 지지를 거둬들이고 있는 프랑스 국민을 달래기 위한 조처로 풀이된다.

사르코지는 8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2001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조지프 스티글리츠(64)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와 1998년 수상자인 인도의 아마르티야 센(74) 박사의 자문을 받기로 했다고 밝혔다. 프랑스인들의 ‘행복지수’를 높이겠다는 이유에서다. 국내총생산(GDP) 등 기존 수치로는 잡히지 않는, 국민의 실질적인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사르코지는 “경제성장을 측정하는 방법이 바꿔어야 한다”며, 스티글리츠과 센이 이를 연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프랑스 전문가 그룹을 이끌게 된 스티글리츠는, 1999년 세계은행 부총재에서 물러나며 “부국들이 빈국들을 도우려고 충분히 노력하지 않는다”고 비판하는 등 서구 주도의 획일적인 세계화에 대한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 스티글리츠는 9일 <아에프페>(AFP) 통신과 인터뷰에서, “경제학자들 사이에서도 국내총생산이 좋은 계량 방식이 아니라는 게 공통적인 인식”이라며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보완적인 잣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부 자문역을 맡는 아마르티야 센은 빈곤과 분배문제에 대한 연구로, 아시아인 최초로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지니계수 등 기존의 빈곤지수의 결함을 보완한 ‘센 지수’를 고안해 냈으며, 유엔개발계획(UNDP) 인간개발지수 고안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맡은 바 있다.

중도우파인 사르코지는 취임 뒤 대표적 좌파 지식인인 자크 아탈리에게 성장촉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기는 등 경제 침체에 대한 ‘프랑스적 해법’을 모색해온 바 있다. 그러나 ‘행복 지수’를 강조하는 사르코지의 이번 행보가, 예상보다 더딘 프랑스 경제 회복에 대한 책임 회피용이라는 지적도 있다. 그의 개혁 드라이브 뒤 실업률은 떨어졌지만 유가와 식료품값 상승으로, 수치상 성장이 기대에 못 미치기 때문이다. 프랑스 통계청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최대 1.9%로 잡았다.

사르코지는 또한 8일 “프랑스인들의 가장 큰 문제는 우리가 충분히 일하지 않는 것이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가 아니다”라며, 10년 전 사회당 정부가 도입한 주 35시간 노동제를 올해 안에 폐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프랑스 노동계는 “35시간 노동제의 폐지는 주당 노동시간제 자체의 폐지를 가져올 것”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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