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소보 분쟁 약사
‘발칸의 화약고’ 다시 터지나
게릴라 출신 사치 총리 강경…2월 세르비아 대선직후 전망
세르비아·러시아 반발 커 무력 충돌 가능성도 ‘발칸의 화약고’ 코소보의 새 총리가 곧 독립을 선언하겠다고 밝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하심 사치 총리는 9일 의회에서 찬성 85표, 반대 22표로 총리 인준을 받은 뒤, “몇주 안에 독립을 반드시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코소보는 독립적이고 주권을 가진 민주적 국가”라며 “독립은 우리의 권리이자, 미래”라고 강조했다. 타치 총리는 코소보 독립을 주장한 게릴라 지도자 출신으로, 독립요구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세르비아와 러시아가 독립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세르비아와 러시아는 자치권을 강화하는 수준까지만 양보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반면, 코소보는 완전한 독립이 아니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 탓에, 유엔은 완전독립 전 단계로 ‘관리하 독립’을 제안했지만 지난 12월 협상이 무산됐다. 사치 총리가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언하겠다고 밝힌 데는, 그동안 협상을 벌이며 ‘기다릴만큼 기다렸다’는 뜻도 있다. 독립선언 시기는 2월3일 결선이 치러지는 세르비아 대통령 선거에서 강경 민족주의자가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선거 직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데페아>(dpa) 통신이 내다봤다.
코소보의 독립 논란은 해묵은 것이다. 코소보는 현재 세르비아에 속하지만 1968년부터 독립을 요구해왔다. 오스만투르크 지배 당시 알바니아계가 집단 이주해, 알바니아계 무슬림이 인구의 90%를 차지한다. 이 탓에, 코소보내 알바니아계는 1974년 자치주 출범을 선언하면서, 세르비아와 갈등을 빚어왔다.
결국, ‘발칸의 도살자’ 당시 유고연방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이 1998년 알바니아계에 대한 인종청소에 나서 1만여명이 희생됐다. 그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유엔이 공습 끝에 1999년 초 세르비아계를 몰아내고 비극을 중단시켰다. 하지만, ‘세르비아내 유엔관리 자치주’라는 어정쩡한 지위 탓에 논란의 불씨가 돼왔다.
코소보가 독립을 선언하면 사태가 어떻게 전개될지는 전망이 쉽지 않다. 세르비아와 러시아는 물론 보스니아, 몬테네그로가 강력히 반대할 것이 예상된다. 세르비아는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는 국가를 상대로 금수조처를 취하겠다고 경고하고 있다.
체첸 등 자국내 분리독립 움직임에 악영향을 줄까 우려하는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에서 독립을 인정하는 어떤 조처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또 코소보 안에서도 알바니아계와 10% 정도의 세르비아계의 충돌이 우려된다. 장기적으로 코소보가 알바니아와 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알바니아계와 합치고, 코소보 세르비아계는 세르비아로 떨어져나갈 것도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세르비아가 물리적 대응을 하지 않을까 가장 우려되고 있다. 다만, 사치 총리가 미국, 유럽연합(EU)과 충분히 상의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점은 충돌 가능성을 덜어주고 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세르비아·러시아 반발 커 무력 충돌 가능성도 ‘발칸의 화약고’ 코소보의 새 총리가 곧 독립을 선언하겠다고 밝혀,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하심 사치 총리는 9일 의회에서 찬성 85표, 반대 22표로 총리 인준을 받은 뒤, “몇주 안에 독립을 반드시 선언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그는 “코소보는 독립적이고 주권을 가진 민주적 국가”라며 “독립은 우리의 권리이자, 미래”라고 강조했다. 타치 총리는 코소보 독립을 주장한 게릴라 지도자 출신으로, 독립요구 목소리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하지만, 세르비아와 러시아가 독립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어 충돌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세르비아와 러시아는 자치권을 강화하는 수준까지만 양보할 수 있다고 밝혀왔다. 반면, 코소보는 완전한 독립이 아니면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 탓에, 유엔은 완전독립 전 단계로 ‘관리하 독립’을 제안했지만 지난 12월 협상이 무산됐다. 사치 총리가 일방적으로 독립을 선언하겠다고 밝힌 데는, 그동안 협상을 벌이며 ‘기다릴만큼 기다렸다’는 뜻도 있다. 독립선언 시기는 2월3일 결선이 치러지는 세르비아 대통령 선거에서 강경 민족주의자가 당선되는 것을 막기 위해, 선거 직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데페아>(dpa) 통신이 내다봤다.
코소보의 새 총리 하심 사치(맨 앞)가 9일 코소보의 수도 프리슈티나에서 의회 표결을 하고 있다. 프리슈티나/AP 연합
체첸 등 자국내 분리독립 움직임에 악영향을 줄까 우려하는 러시아는 유엔 안보리에서 독립을 인정하는 어떤 조처에도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다. 또 코소보 안에서도 알바니아계와 10% 정도의 세르비아계의 충돌이 우려된다. 장기적으로 코소보가 알바니아와 마케도니아, 몬테네그로 알바니아계와 합치고, 코소보 세르비아계는 세르비아로 떨어져나갈 것도 예상되고 있다. 무엇보다 세르비아가 물리적 대응을 하지 않을까 가장 우려되고 있다. 다만, 사치 총리가 미국, 유럽연합(EU)과 충분히 상의하겠다고 밝히고 있는 점은 충돌 가능성을 덜어주고 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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