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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제약사들 ‘목숨 건 담합’ 도마에

등록 2008-01-17 18:20

EU경쟁위, 비싼 약값 유지 위한 불공정행위 조사
싼 신약 출시 막고 특허기간 늘려 시장독점 ‘횡포’
유럽연합(EU)이 값비싼 약을 팔아먹기 위해 각종 담합을 일삼아온 세계적 규모의 제약사들에 대해 칼을 빼들었다.

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16일 경쟁사의 시장진입을 막거나 교묘한 수법으로 복제약 출시를 막는 등 불공정행위를 저지른 혐의로 이들 제약사에 사전 예고 없이 현장조사를 벌였다고 밝혔다. 세계 3대 제약사인 미국 화이자, 영국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프랑스 사노피아벤티스를 비롯한 약 10개 업체는 최근 조사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이들 제약사는 △특허권 등 독점적 지위를 악용하고 소송을 남발해 경쟁사의 시장진입을 막고 △신약의 특허기간이 끝난 뒤에도 제조정보를 이용해 같은 효능의 값싼 복제약을 출시하는 것을 늦추게 만들었으며 △특정 의약품에 여러가지 특허를 신청하거나, 특정약을 조금씩 바꿔 시장 독점을 유지하는 등의 방법을 써온 것으로 지적됐다. 아스트라제네카는 위궤양 치료제인 로제크의 특허만료 기간을 속여, 2005년 6천만유로의 벌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네일리 크루스 경쟁담당 집행위원은 “신약 출시가 줄어들고 값싼 복제약 출시가 늦어진다면 이유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필요하면 조처를 취해야 한다”며 미국 정부 등과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허는 보장돼야 하지만, 국민들의 건강과 경제에 필수적인 약의 출시 등을 막아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경쟁위의 이런 방침은 제약사들이 담합 등을 통해 기존 약품을 계속 고가에 팔아, 환자들이 값싼 약을 이용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심지어는 치료제가 있는데도 공급받지 못해 죽어가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잇따르는 데 따른 것이다.

신약 출시는 2000~04년 연평균 28개에 그쳐, 1995~99년의 40개보다 크게 줄어들었다. 유럽인들은 1인당 한해 400유로(약 55만원), 모두 2000억유로를 의약품 구입에 쓰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전했다. 한국에서도 스위스 제약회사 노바티스가 만드는 항암제 글리벡은 탁월한 백혈병 치료제로 꼽히지만, 평생을 복용해야 하는데 한달에만 약값으로 300만원이 들어가 환자들이 가격인하를 요구해왔다.

유럽연합은 올 하반기에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내년 초에 최종 결과를 내놓을 예정이다. 유럽연합은 그동안 통신, 에너지, 금융 서비스 분야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인 뒤 문제가 발견된 기업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왔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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