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안 앞바다 기름유출사고와 비슷한 대형 해양오염 사고에 대해 거액의 손해배상 판결이 내려졌다.
프랑스 파리 형사합의법원 재판부는 16일 1999년 12월 유조선 침몰사고를 일으킨 세계 4위 석유회사 토탈 등에 해양오염 책임 등을 물어 1억9200만유로(약 2770억원)를 배상하도록 판결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토탈과 유조선 소유주, 관리회사는 기름 제거 등에 엄청난 비용을 쓴 프랑스 정부(1억5400만유로), 지역 의회, 환경 단체 등에 배상금을 나눠 내야 한다. 법원은 토탈이 25년된 낡은 사고 유조선 ‘에리카’호를 이용하면서 제대로 점검하지 않았다는 이유 등으로 37만5천유로의 벌금도 부과했다.
에리카호는 당시 폭풍우를 만나 해안에서 70㎞여 떨어진 지점에 침몰하면서, 2만톤의 원유를 바다에 유출시켜 해안 400㎞를 오염시키고 조류 7만5천마리를 떼죽음당하게 했다 . 프랑스에선 최악인 이 사고의 원유 유출량은 태안 앞바다 사고(1만500톤)의 2배 수준이다. 그러나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사고가 일어나 양식장 등의 직접적인 피해는 적은 편이었다. 환경단체 등은 “프랑스에서 첫 환경오염 피해를 인정한 역사적 판결”이라며 환영했다. 토탈 등은 항소를 검토하고 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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