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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음악을 ‘갖고 노는’ 독일유치원

등록 2008-01-20 20:03

통신원리포트
성적위주 풍조 바꾸려 클래식 통해 인성교육

“클래식 음악은 엘리트의 전유물이 아니다.”

독일 베를린 국립오페라단 총음악감독 다니엘 바렌보임이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를 위해 어린이 대상 음악 교육에 발벗고 나섰다. 베를린 음악계의 거장인 그는 2006년 가을 베를린에서 ‘음악 유치원’을 직접 세워 운영하고 있다.

이 유치원은 한마디로 음악 친화적이다. 장난감 선반에는 갖가지 악기들이 가득해, 어린이들이 언제든지 갖고 놀 수 있다. 악기들이 어떤 소리를 내는지를 듣다보면, 자연스럽게 청음 훈련도 된다. 노래를 마음껏 부를 수도 있고, 장난감 악기를 직접 만들어볼 수도 있다. 어린이들은 일주일에 한 번씩 연주회나 국립오페라단 리허설을 단체로 구경하러 간다.

음악유치원생 60명의 나이는 2살부터 5살까지 다양하다. 9명의 교사들은 음악교육 전공자들이다. 등록금은 보통 유치원과 마찬가지로 부모의 소득수준에 따라 정해진다. 덕분에 다양한 계층의 어린이들이 두루 모였다. 유치원의 초기 운영 비용 가운데 일부는, 바렌보임이 자선 콘서트를 열어 충당하기도 했다.

목표는 ‘음악을 통한 인성교육’이다. 음악 영재를 키우는 게 아니라, 음악을 통해 많은 것을 배우도록 한다는 것이다. “음악은 호흡처럼 자연스러운 삶의 표현 방식이 돼야 한다”는 바렌보임의 신조가 녹아 있다. 아이들은 음악을 여러 각도에서 자연스럽게 접하고 느끼지만, 실제로 노래나 악기를 배우거나 하지는 않는다. 레오노레 뷔르텐 부르크 원장은 “우리는 그저 아이들에게 음악에 대한 즐거움을 일깨워줄 뿐”이라고 말했다. 교육학 연구팀이 이곳의 프로젝트에 동참하며, 성과와 시행착오를 기록·평가하고 있다.

이 유치원의 설립에는 클래식 음악 대중화의 토양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공교육에서 소홀히 하고 있는 음악 교육을 살려야 한다는 취지도 담겨 있다. 독일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국제 학습성취도평가(PISA)에서 저조한 성적을 기록한 뒤, 일선 학교의 독일어와 수학 공부에 열을 올리고 있다. 반면, 음악수업은 크게 줄였다. 바렌보임은 “학교 음악수업의 80%가 생략되고 있다”며 한탄한다.


한편, 베를린 필하모니 상임지휘자 사이먼 레틀도 2002년부터 어린이 음악교육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베를린/한주연 통신원 juyeon@gmx.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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