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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프랑스발 최악 금융사고…‘서브프라임’ 이어 또 악재

등록 2008-01-24 22:10수정 2008-01-25 11:04

다니엘 부통 소시에테제네랄 회장이 24일 프랑스 파리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융사고 내용을 설명하다 고개를 떨구고 있다. 파리/AP 연합
다니엘 부통 소시에테제네랄 회장이 24일 프랑스 파리 본사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금융사고 내용을 설명하다 고개를 떨구고 있다. 파리/AP 연합
‘소시에테제네랄 은행’ 중개인, 사기 동원한 선물투자
6조8천억원대 손실 ‘충격’…주주 100여명 “집단 소송”
프랑스 2위 은행인 소시에테제네랄에서 사상 최악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여파로 신용경색에 빠진 유럽 금융권에는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사건이다.

소시에테제네랄은 24일 한 중개인의 사기를 동원한 선물투자로 49억유로(약 6조7953억원)의 손실을 봤다고 밝혔다. 이 은행은 이 중개인이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권한을 벗어난 광범위한 부정 거래로 손실을 입혔다”고 밝혔다. 은행은 중개인의 이름이나 직책을 공개하지 않은 채 그가 유럽 증시지수 선물 투자로 돈을 날렸다고 설명했다고 <아에프페>(AFP) 통신이 보도했다.

다니엘 부통 회장 겸 최고경영자는 “모든 통제 절차를 피할 수 있는 지식을 지닌 한 중개인이 단독으로 사기를 저질렀다”며 주주들한테 사과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사고가 난 거래를 청산했다. 문제의 인물은 2천만유로 이상 다룰 수 없는 위치에 있었지만, 다른 직원의 명의까지 도용해 거액을 운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지난해 매도 포지션을 유지하던 그가 올해 들어 증시가 급락하는데도 매수 포지션을 취하며 납득하기 어려운 행태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텔레그래프>지는 금융 역사상 최대의 사고를 친 당사자로 이 은행 ‘델타원 상품팀’의 중개인 제롬 케르비엘(31)을 지목했다. 신문은 이미 지난 19일 밤, 은행 쪽이 그의 실책을 알아차리고 6시간에 걸쳐 조사까지 해놓고도 며칠동안 이를 은폐해왔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케르비엘은 아직 해고도 되지 않은 상태다.

이날 미국 서브프라임 관련 투자 등의 손해로 20억유로의 추가 상각을 발표한 소시에테제네랄은 이번 사건으로 큰 위기에 빠졌다. 이날 주식 거래가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이번 피해로 감소할 자기자본금 만회를 위해 신주 발행으로 55억유로를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반년간 주가가 절반 수준으로 내려앉은 소시에테제네랄은 유럽 은행권 구조조정에서 피인수 대상으로 전락할 처지에 빠졌다. 1864년 문을 연 소시에테제네랄은 77개국에 직원 12만여명을 두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신용경색에 시달리는 유럽 은행권에도 이 소식은 또다른 악재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해 8월 서브프라임 채권 펀드의 인출을 중단시켜 유럽 금융경색의 신호탄을 쏴올린 바 있는 프랑스 1위 은행인 비엔피파리바의 질 글리센스타인 최고경영자는 “사기의 규모가 워낙 크다”며 경악감을 나타냈다. 프랑수아 피용 프랑스 총리는 소시에테제네랄이 “비상한 조처에 나섰다”며 파장을 줄이려는 모습을 보였다.

프랑스와 벨기에, 네덜란드 등의 은행 주주 100여명은 “이미 소송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 집단소송에는 소액 주주들도 가세할 것으로 전해졌다.

소시에테제네랄의 금융사고는 1995년 영국 베어링은행 사고의 네 배가 넘는 세계 금융사상 최악의 사건이다. 당시 베어링은행 중개인인 닉 리슨은 규정을 벗어난 투자 손실을 만회하려고 선물투자를 하다 약 11억유로의 손실을 내 은행을 파산으로 몰고 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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