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케르비엘
프 소시에테제네랄 투자사고 범인은 31살 중개인
사상 최악의 금융사고인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 선물투자 손실의 범인이 31살의 중개인으로 밝혀지면서, 사고 원인과 범행 동기에 대한 의문이 꼬리를 물고 있다.
애초 범인의 신원을 확인하지 않던 소시에테제네랄은, 입사 7년차의 파생상품 중개인 제롬 케르비엘이라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25일 보도했다. 리옹Ⅱ대학에서 금융을 전공한 케르비엘은 2000년에 입사해 연봉 10만유로(약 1억4천만원)를 받고 일해 왔다.
소속 팀을 통틀어 2천만유로 이상의 거래를 하지 못하게 돼 있었는데도, 그가 슬로베니아나 우간다의 국내총생산(GDP)보다 많은 49억유로를 날리는 대형사고를 친 데는 컴퓨터 실력이 한몫했다고 은행 쪽은 설명했다. 케르비엘은 2년여 전 금융선물 부서로 옮기기 전에 관리 부서에 있으면서 중개인들의 컴퓨터를 이용한 부정투자를 막는 일을 맡아왔다. 감시를 피하는 법을 터득한 그는 투자시스템에 가상의 회사를 차리고 투자 내용을 숨기거나 정상적인 투자로 꾸며 범행을 숨길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애초 소액을 날렸다가 만회하려는 욕심에서 일을 크게 벌렸더라도, 올해 유럽 증시가 폭락하는 상황에서 잃기만 하는 쪽으로 투자 포지션을 유지한 점에 대해서는 아무도 설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정말 믿기 어려운 것은 그가 개인적 이득을 위해 그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전했다. 케르비엘은 은행 돈을 전혀 빼돌리지도 않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를 “사기의 천재”라고 부른 중앙은행도 범행 동기를 설명하지 못했다. 소시에테제네랄은 정신적 문제나 악의가 작용했을 가능성을 언급했다.
외신들은 지난 18일 케르미엘의 행동을 알아챈 은행이 곧장 사법당국에 이를 알리거나 발표하지 않은 것을 두고도 의혹을 시선을 던지고 있다. 그가 도망갔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는 가운데, 케르미엘의 변호인은 당국이 부르면 출두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본영 기자 eb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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