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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이탈리아 ‘중도좌파’ 무너져 베를루스코니 복귀에 ‘촉각’

등록 2008-01-25 19:31수정 2008-01-25 19:32

24일 상원 신임투표에서 패배해 사임한 로마노 프로디 이탈리아 총리가 투표 직전 두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있다.  로마/AP 연합
24일 상원 신임투표에서 패배해 사임한 로마노 프로디 이탈리아 총리가 투표 직전 두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있다. 로마/AP 연합
프로디 총리 불신임…공약불이행·경기침체까지 겹쳐
친바티칸~공산주의자 ‘연정 실험’ 20달 만에 실패
위태롭게 자리를 지키던 로마노 프로디(68) 이탈리아 총리가 20개월 만에 물러나, 그가 이끄는 중도좌파 정부가 무너졌다. 이탈리아의 정정 불안이 얼마나 지속될지, 보수우파의 거물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1) 전 총리가 복귀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프로디 총리는 24일 상원 신임투표에서 찬성 156표, 반대 161표, 기권 1표로 재신임 획득에 실패했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전날 하원 신임투표는 무사히 통과했으나, 상원의 관문을 넘지 못했다. 그는 이날 조르조 나폴리타노 대통령에게 사표를 제출했다. 나폴리타노 대통령은 정치 지도자들과 협의해 조기 총선 실시나 과도 정부 구성 등을 결정할 때까지 총리직을 수행할 것을 그에게 요청했다.

프로디 총리는 신임투표라는 승부수로 위기의 정면돌파를 시도했으나 좌절됐다. 그는 △부패 혐의를 받은 클레멘테 마스텔라 법무장관의 사임 △마스텔라 장관이 이끄는 중도 기독민주당(UDEUR)의 연립정부 이탈 △야당의 조기 총선과 과도정부 구성 요구 등으로 궁지에 몰린 상태였다. 연금개혁, 규제완화를 통한 경제성장, 동성커플 법적지위 부여 등의 공약은 지켜지지 않았고, 경기침체까지 겹쳐 지지도는 추락을 거듭했다. 프로디 정부는 친바티칸 성향의 중도파에서 공산주의자에 이르기까지 이념적 성향도 복잡해 이미 상당한 취약성을 보여왔다. 낙태 문제 등에서 보수적 가치를 추구하는 교황청과 대립한 것도 붕괴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프로디 총리는 지난 96~98년 첫 집권 때에도 급진파의 지지 철회로 중도 사퇴한 바 있다.

프로디 총리의 사임으로 이탈리아의 정정 불안은 더욱 커지게 됐다. 이탈리아는 2차 세계대전 뒤 지금까지 정권이 61차례나 바뀔 만큼 혼란을 거듭해왔다. 프로디 총리는 신임투표에 앞서 “현 정부의 업무를 중단시키는 것은 이탈리아가 감당할 수 없는 사치”라고 경고했지만, 성과는 얻지 못했다.

현재로는 부패 추문이 끊이지 않는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의 복귀 가능성이 점쳐진다. 언론재벌로 보수야당을 이끌고 있는 그는 “지체없이 최대한 서둘러 선거를 실시해야 한다”고 재촉하고 나섰다. 이례적으로 5년 임기를 채웠던 그는 2006년 4월 총선에서 패배한 뒤, 권좌에 복귀하려고 호시탐탐 기회를 엿봐왔다. <비비시>(BBC) 방송은 조기총선이 실시되면, 그가 이끄는 야당이 거뜬히 승리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여야가 비례대표제 수정 등을 둘러싸고 충돌을 빚고 있어, 조만간 총선이 실시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한동안 정치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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