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해 온 친(親)크렘린 청년단체 `나시'가 푸틴 대통령의 퇴임을 앞두고 사실상 `임무 종료'를 선언했다.
나시 회장인 니키타 보로비코프는 30일 러시아 일간 코메르산트와 인터뷰에서 "러시아를 무너뜨리려는 혁명의 위협이 줄어들었기 때문에 조직을 축소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지역 대표자 회의를 통해 5개 지부만 남기고 나머지 지부는 폐쇄하기로 했으며 회원들은 다른 형태의 청년그룹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어로 `우리들'이란 뜻의 나시는 지난 2005년 푸틴 대통령의 고향인 상트 페테르부르크에서 창립된 러시아 최대 청년단체로 전국에 50여곳의 지부를 두고 있으며 회원(15-30세) 수만 20만명 정도에 이른다.
나시는 소련 붕괴 이후 사상적 혼란에 빠진 청년들에게 애국주의를 고취시킨다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비판가들은 2003년 그루지야 `장미혁명', 2004년 우크라이나 `오렌지 혁명'처럼 옛 소련권 국가에서 잇따라 벌어진 이른바 `색깔 혁명'이 러시아로 밀려오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푸틴 대통령이 만든 단체로 보고 있다.
이들은 푸틴을 비판하는 세력이라면 외국 대사관이든 어디든 가리지 않고 달려가 자신들의 뜻을 전달해 왔다.
나시 회원들은 적어도 1년에 한번 푸틴 대통령을 면담하고 크렘린의 고위 관료들이 이들의 청년 캠프를 후원하고 있다.
러시아 청년들 사이에서는 나시에 들어가야 러시아 국영 가스회사 가즈프롬과 같은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다는 인식이 퍼져있다.
이런 나시가 조직을 사실상 해체 수준으로까지 정비하게 된 데는 크렘린이 이들에 대한 물질적 지원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데다, 지난 12월 총선을 전후 리더급 회원들이 상당수 조직을 떠나면서 비대해진 조직 운영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또 일부에서는 다른 친크렘린 청년단체들처럼 지난 총선에서 여당의 승리를 위해 앞장섰지만 그에 대한 크렘린의 답례가 충분치 않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결국 조직 축소로 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총선 직후 여당의 청년단체 회장직에서 물러난 알렉세이 라도프는 "우리는 속았고 그들은 많은 청년 단체 활동가들을 해고시켰다"면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약속했는데 의원 보좌관 자리하나 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들의 우상인 푸틴 대통령이 오는 5월 권좌에서 물러나면 그들의 존재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푸틴의 후계자로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역시 나시에 대해 애정을 보여왔지만 그가 푸틴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코메르산트는 새로운 정치 환경이 나시 활동을 불필요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현재 러시아는 서방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한데 나시가 자꾸 서방과 문제를 야기하면 다음 정권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크렘린의 한 소식통은 "과거 나시가 했던 활동은 더이상 필요치 않으며 대선 이후 정치적으로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로비코프 회장은 "우리는 이제 다른 일에 더 열중하겠지만 그렇다고 우리 조직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새롭게 성장하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 (모스크바=연합뉴스)
이런 나시가 조직을 사실상 해체 수준으로까지 정비하게 된 데는 크렘린이 이들에 대한 물질적 지원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데다, 지난 12월 총선을 전후 리더급 회원들이 상당수 조직을 떠나면서 비대해진 조직 운영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후문이다. 또 일부에서는 다른 친크렘린 청년단체들처럼 지난 총선에서 여당의 승리를 위해 앞장섰지만 그에 대한 크렘린의 답례가 충분치 않았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결국 조직 축소로 간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총선 직후 여당의 청년단체 회장직에서 물러난 알렉세이 라도프는 "우리는 속았고 그들은 많은 청년 단체 활동가들을 해고시켰다"면서 "우리에게 많은 것을 약속했는데 의원 보좌관 자리하나 주지 않았다"고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그들의 우상인 푸틴 대통령이 오는 5월 권좌에서 물러나면 그들의 존재이유가 사라지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푸틴의 후계자로 이번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은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역시 나시에 대해 애정을 보여왔지만 그가 푸틴을 대신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코메르산트는 새로운 정치 환경이 나시 활동을 불필요하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현재 러시아는 서방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한데 나시가 자꾸 서방과 문제를 야기하면 다음 정권에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크렘린의 한 소식통은 "과거 나시가 했던 활동은 더이상 필요치 않으며 대선 이후 정치적으로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보로비코프 회장은 "우리는 이제 다른 일에 더 열중하겠지만 그렇다고 우리 조직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새롭게 성장하는 과정이다"고 말했다. 남현호 특파원 hyunho@yna.co.kr (모스크바=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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