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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돈 필요없는 ‘공동체 세상’ 위해 걸어서 인도까지”

등록 2008-01-31 19:23수정 2008-02-01 08:46

마크 보일
마크 보일
2년 반 예정 1만4천Km 무전여행 나선 영국인 마크 보일
영국의 한 20대 젊은이가 영국 남서부 브리스톨에서 인도 서부 포르반다르까지 약 1만4000㎞를 2년반 동안 걸어서 여행하겠다고 밝혔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여행을 끝낼 것이라고 자신해 관심을 끌고 있다고 <비비시>(BBC) 방송이 3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날 영국-프랑스-이탈리아-동유럽-이란-아프간-파키스탄-인도로 이어지는 대장정에 오른 마크 보일(28·사진)의 가방 속에는 티셔츠 몇벌과 여분의 샌들 한 켤레, 숟가락과 주머니칼 등이 들어 있을 뿐이다. 현금은 물론, 신용카드도 없다. 숙식을 구걸해야 한다.

보일은 ‘인류애’가 자신의 무전여행을 성공시켜줄 것으로 믿는다. 정보기술업체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보일은 “내가 가진 기술을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제공할 것이다. 만약 그 대가로 내가 음식을 얻는다면 그건 보너스”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마을 사람들이 다같이 힘을 모아 추수를 끝냈지만, 돈 한 푼 주고받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부모님으로부터 항상 들었다”며 “우리는 문을 열고 공동체적인 삶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종 목적지인 포르반다르는 마하트마 간디가 태어난 곳이다. 자신의 여행을 ‘순례’라고 부르는 그는 “여행을 떠남과 동시에, 내 인생의 새로운 막이 열린다”며 “나는 다시는 돈을 손에 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보일이 마주칠 최초의 ‘난코스’는 영국과 프랑스 사이를 가르는 도버해협이다. 뱃삯이 필요하다. 그는 “매표소 직원에게 내가 무슨 일을 하는지 알려주고, 최대한 열정적으로 설득할 것”이라며 “만약 통하지 않으면, 될 때까지 시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여행은 돈이 필요없는 세상을 지향하는 ‘프리코노미’(프리+이코노미) 운동의 하나라고 보일은 밝혔다. 61개국 3천여명이 가입한 프리코노미 공동체 홈페이지(justfortheloveofit.org)에는 “프리코노미는 믿음과 친절, 공동체와 사랑이 표현된 것”이며 “돈과 신용은 공포와 불안, 욕심이 표현된 것”이라고 돼 있다. 전쟁과 환경파괴, 공장형 농장, 노동착취형 공장, 다국적 기업 등이 모두 돈 때문에 생겨난 ‘악’이므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돈 없는 사회의 건설이 필요하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보일은 여행길에서 만난 이들에게 프리코노미 홈페이지 비밀번호를 알려줘, 이들이 자신의 여행을 중계하도록 부탁할 생각이다. <비비시>는 보일의 여행을 2월22일부터 방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외현 기자 oscar@hani.co.kr, 사진 프리코노미 공동체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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