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 “극도의 대가 지불” 경고
종교·국익 충돌 국제분쟁 비화 우려
종교·국익 충돌 국제분쟁 비화 우려
코소보가 오는 17일 세르비아에서 독립을 선언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발칸 반도에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세르비아 정부는 8일 “코소보가 17일 불법적으로 일방적인 독립을 선언할 것이라는 유력한 정보를 입수했다”고 밝혔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전했다. 코소보는 그동안 독립선언을 추진해왔지만, 날짜가 명확히 공개되지는 않았다. 보리스 타디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일방적인 독립선언이 “극도의 대가를 지불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진지한 협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7일은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열리지 않는 일요일이라는 점도 신빙성을 높이고 있다.
코소보는 17일 독립선언설을 인정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하심 타치 코소보 총리는 “독립은 기정사실이다”며 “이미 약 100개국으로부터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확인을 받았다는 사실만 밝힐 수 있다”고 말했다.
세르비아는 자신들의 국가적, 종교적 발상지로 여기는 코소보 지역의 독립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는 자세다. 러시아도 체첸공화국 분리움직임에 불똥이 튀는 것 등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세르비아와 이웃한 불가리아와 루마니아는 1990년대처럼 유혈분쟁이 빚어져 지역이 다시 혼란에 빠질 것을 우려해, 역시 코소보 독립에 반대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유럽연합은 1998년 세르비아계의 인종학살로 알바니아계 1만여명이 학살된 뒤 1999년부터 유엔 위임통치를 받고 있는 코소보가 독립할 자격이 있다며 독립을 지원해, 러시아 등과 갈등을 빚어왔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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