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은 글도 못읽는 남자와 결혼할 것을 강요했어요"
2000년 6월 영국에 살던 나리나 안와르(29)는 가족여행에 마냥 들떠 있었다. 하지만 파키스탄에 도착하자 부모는 얼굴도 모르는 남자와 결혼하라며 여권을 빼앗고 안와르를 포함한 세딸을 다섯달 동안이나 감금했다.
천신만고 끝에 부모의 감시를 피해 도망쳐 나온 세 자매는 결국 영국고등판무관실에 구조를 요청, 영국으로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1998년 인도에서 시어머니와 함께 실종됐던 수르지트 아트왈은 더욱 비극적인 사례.
나중에 혼자 집으로 돌아온 시어머니는 며느리가 바람을 피웠으며 아들의 명예를 위해 며느리를 죽였다고 자랑스럽게 말했던 것.
영국에서 강제결혼과 '명예범죄'(가족의 명예를 더럽힌 여성을 남편 등 가족이 죽이는 것)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현지 일간 인디펜던트가 10일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영국 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강제결혼 사례는 공식적으로 확인된 것만 400여건, 피해자의 대부분은 파키스탄, 인도, 방글라데시 등 남아시아 출신의 무슬림들이다.
특히 강제 결혼 피해자의 15%는 남성이다. 하지만 안와르의 경우처럼 진상이 밝혀진 피해 사례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영국경찰서장협회(ACPO)는 가족의 강요로 원치않는 결혼을 하거나 심지어 가족의 명예를 위해 살해되는 어린 소녀들의 수가 공식 통계보다 무려 35배나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ACPO는 여성 피해자 수가 매년 1만7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영국 브래드퍼드에서는 지난해 13-16살 소녀 250명이 해외 여행을 떠난 뒤 돌아오지 않아 학교에서 제적됐는데 이들 대부분도 강제결혼의 피해자로 추정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강제결혼과 명예범죄 사건을 퇴치하기 위한 행동계획을 마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yunzhen@yna.co.kr
영국경찰서장협회(ACPO)는 가족의 강요로 원치않는 결혼을 하거나 심지어 가족의 명예를 위해 살해되는 어린 소녀들의 수가 공식 통계보다 무려 35배나 더 많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ACPO는 여성 피해자 수가 매년 1만7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영국 브래드퍼드에서는 지난해 13-16살 소녀 250명이 해외 여행을 떠난 뒤 돌아오지 않아 학교에서 제적됐는데 이들 대부분도 강제결혼의 피해자로 추정되고 있다. 영국 정부는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강제결혼과 명예범죄 사건을 퇴치하기 위한 행동계획을 마련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고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yunzhen@yna.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