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68혁명 40주년 전시회
독일, 68혁명 40주년 전시회
당시 참가자들 발길 줄이어
당시 참가자들 발길 줄이어
1968년 서구사회를 뒤흔든 ‘68운동’이 일어난 지 40주년을 맞아, 독일 베를린에서 68운동 전시회가 지난달 31일부터 열리고 있다. 전시회 장소는 당시 학생들이 모여 물감, 달걀, 토마토를 투척하며 베트남 전쟁에 항의하다가 물대포 세례를 받았던 아메리카하우스다. ‘초점, 68세대’라는 제목의 이 전시회는 연방 정치교육원이 주최했다.
전시장 입구에는 당시 시위 진압에 투입됐던 경찰 물대포가 서있다. 안에는 68운동의 우상이었던 체 게바라, 호찌민, 학생운동 지도자 루디 두취케의 대형 사진을 비롯해 포스터·곤봉·헬멧·방패 등 전시물 300여점이 진열돼 있다. 거대한 스크린은 격렬했던 시위장면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방문객은 주로 역사적 현장을 체험했던 60대들로 , 전시장의 사진과 영상물 앞에 우두커니 멈춰서서 그때의 감흥을 떠올린다.
전시회 책임자 토마스 크뤼거는 “전시회를 통해 68운동 시절을 돌이켜 보는 것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이 운동이 그후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가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자 했다”고 말했다. 실제 방문자들은 ‘68운동이 우리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에 대해 단추를 눌러 반대와 찬성 의견을 반영할 수 있다.
독일에서 68운동에 대한 평가는 아직도 분분하다. 68운동으로 서독의 정치, 일상문화가 획기적으로 변했다는 평가가 있는 반면, 적군파 테러와 전반적인 도덕기강의 해이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있다. 일간 <빌트>는 68운동이 나태, 자기중심주의, 평범의 시대를 열었다고 지적했다. 당시 학생운동의 선두에 섰던 작가 페터 슈나이더는 “시민운동과 여성운동도 68운동 덕분”이라며 “여성 총리가 나온 것 또한 68운동이 없었다면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베를린/글·사진 한주연 통신원 juyeon@gmx.d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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