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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성난 세르비아인들 미대사관 방화

등록 2008-02-22 20:16수정 2008-02-22 22:23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의 미국대사관이 21일 밤 시위대의 방화로 불타고 있다. 베오그라드/AFP 연합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의 미국대사관이 21일 밤 시위대의 방화로 불타고 있다. 베오그라드/AFP 연합
“코소보는 우리의 심장…독립 용납 못해”
코소보의 독립선언에 대한 세르비아인들의 분노가 폭발했다. 이번 사태는 미국 대사관 공격 등 폭력적 양상으로 번지고 있어, 자칫 코소보 쪽과의 충돌도 우려된다.

시위대 추정 1명 사망
EU·UN도 폭력 비난
수백년 민족갈등 난제

세르비아인 수백명은 21일 수도 베오그라드의 미국 대사관에 무단진입한 뒤 사무실 등에 불을 지르고 성조기를 불태웠다고 <에이피>(AP) 통신 등이 보도했다. 대사관이 임시 폐쇄된 상태여서 직원의 피해는 없었지만, 시위대로 추정되는 사람 한 명이 불타 숨졌다. 영국·독일·벨기에·크로아티아 대사관과 맥도널드 매장도 공격을 받았다. 앞서 이날 세르비아인 약 15만명은 옛 유고연방 의회건물 앞에서 코소보의 독립선언을 규탄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번 사건은 극에 달한 세르비아인들의 분노를 그대로 보여준다. 코소보를 자기 민족의 발상지이자 성지로 여기는 세르비아인들은 ‘세르비아의 심장을 빼앗겼다’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코소보 알바니아계 및 세르비아계 인종 분포
코소보 알바니아계 및 세르비아계 인종 분포
코소보는 9세기 세르비아 제국의 중심지였고, 12세기 세르비아 왕국과 그리스 정교회의 교회들이 자리를 잡았다. 옛 세르비아 총대주교의 본산이었던 페치교회 등 정교회 유적 수십곳이 아직도 남아 있다. 1389년 세르비아 중세왕국과 오스만튀르크의 전쟁으로 10만명이 넘게 희생된 아픈 역사가 서린 곳이기도 하다. 이후 오스만튀르크가 이슬람 교도인 알바니아인들을 이주시키는 바람에, 세르비아인들은 코소보를 내줘야 했다. 하지만 세르비아는 수세기에 걸친 저항 끝에 1912년 발칸전쟁을 계기로 ‘종교적 성지’인 코소보를 지배하게 됐다. 이런 역사적 배경 때문에 세르비아인들의 코소보에 대한 애정은 코소보인들의 독립 욕구만큼 절실해 보인다.

미국 대사관 방화로 국제사회에서 코보소 독립 승인을 주도한 미국과 세르비아의 대립은 더욱 첨예하게 전개되고 있다. 니콜라스 번스 미국 국무부 차관은 21일 보이슬라브 코슈투니차 세르비아 총리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유럽연합도 폭력사태를 비난했다. 반면, 러시아의 드미트리 로고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대사는 22일 “잔혹한 무력을 사용해야 할지도 모른다”며 서방의 코소보 독립 지지에 대해 경고했다.

이번 사태가 세르비아 국경 바깥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상존해 있다. 코소보 북부에 주로 거주하는 세르비아계의 반발 등과 맞물려 피비린내 나는 인종분쟁의 불씨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하지만 코소보에는 현재 1만6천명의 나토 평화유지군이 주둔하고 있어 당장 대규모 유혈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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