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왕위 계승 서열 3위로 아프가니스탄 최전선에서 복무,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높은 신분에 상응하는 도덕적 의무)를 실천한 해리 왕자(23)가 1일 뜨거운 관심 속에 귀국했다.
특히 나이트클럽에 다니며 술에 흥청망청 취하는가 하면 나치복장을 착용해 물의를 빚었던 `왕실의 말썽꾸러기'에서 일약 `전쟁 영웅'으로 떠오른 그의 존재가 영국을 흥분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다.
영 국방부는 이날 아프간 전선에서 10주간 복무했던 해리 왕자가 전선을 떠나 공군기지가 있는 영국 남부 옥스퍼드셔에서 도착했다고 밝혔다. 옥스퍼드셔에는 해리 왕자의 아버지인 찰스 왕세자, 형 윌리엄 왕자가 마중나왔다.
해리 왕자는 미국의 인터넷 매체 '드러지 리포트'의 28일 보도 이래 아프간 최전선에서 근무한 사실이 확인된 뒤 주가가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
특히 본인이 좀 더 오랫동안 전선에서 근무하기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진데다 "영예롭게 근무를 마쳤다"는 그의 직속 상관 앤드루 맥키 여단장의 평가가 곁들여지면서 영웅으로 부각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고든 브라운 영 총리도 "해리 왕자는 모범적인 군인이었으며 모든 영국인은 해리 왕자가 수행하고 있는 임무에 대해 자랑스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군사전문가들은 해리 왕자가 전선에서 복무한다는 사실이 언론에 알려지면서 그의 복무기간이 예상보다 짧아지긴 했지만 군대에서 그의 지위는 더욱 확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군사전문가인 찰스 헤이먼은 해리 왕자의 최전선 경력은 그처럼 "의욕적인 복무를 하지 않은 군인들을 구별하게 될 것"이라며 그의 경력은 "군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해리 왕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자 영국 언론들은 취재진이 몰려들 것을 대비, 공동기자단을 구성해 귀국 중인 해리 왕자를 밀착 취재하고 있으며 그가 도착하자마자 특집 기사로 사안을 다룰 예정이다. 지금까지 보도된 사실에 따르면 왕실 기병대 소속인 해리 왕자가 배치된 곳은 아프간에서도 치열한 교전 지역으로 꼽히는 남부 헬만드주. 해리 왕자는 현지에서 지상군을 지원하기 위해 항공 지원을 요청하는 전술비행관리 업무를 맡았고 여기에 도보정찰 임무도 수행했다. 특히 탈레반 진지에서 불과 500야드(약 460m) 떨어진 위험천만한 곳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여기에 일반 병사와 똑같이 "나흘 간 샤워하지 못하고, 일주일 단위로 빨래해야하는" 악조건을 견디면서도 "전우들과 이곳에서 함께 생활하는 것은 멋진 일"이라고 스스로 밝힌 것을 비롯, 얼굴이 알려지면 탈레반의 총알이 그에게 쏟아질 것이라는 뜻의 '총알 자석(bullet magnet)'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영국 왕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해리 왕자의 삼촌인 앤드루 왕자는 1982년 발발한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전쟁에 참가했고, 그의 할아버지인 필립공은 해군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한편 영국 언론은 그동안 `특종'에 대한 욕심을 접고 당국의 요청에 따라 그에 대한 보도를 자제해왔었다. 해리 왕자의 아프간 파견 사실이 알려지면 탈레반의 테러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지난해말 영 언론은 국방부와 그가 복무를 마치고 귀국할 때까지 보도를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한달 전 호주 잡지 `뉴아이디어'는 해리 왕자가 아프간 최전방에 배치됐다고 전했고, 이를 미국 인터넷 언론매체 `드러지리포트'가 보도하면서 전 세계로 확산, 해리왕자의 조기 귀국으로 이어졌다. 보수당의 아덤 홀로웨이 의원은 "지나칠 정도로 유명인에 대한 보도에 집착하는 영국 언론 환경에서 10주간 해리왕자에 대한 보도를 자제한 것은 기적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런던 AP=연합뉴스) buff27@yna.co.kr
해리 왕자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자 영국 언론들은 취재진이 몰려들 것을 대비, 공동기자단을 구성해 귀국 중인 해리 왕자를 밀착 취재하고 있으며 그가 도착하자마자 특집 기사로 사안을 다룰 예정이다. 지금까지 보도된 사실에 따르면 왕실 기병대 소속인 해리 왕자가 배치된 곳은 아프간에서도 치열한 교전 지역으로 꼽히는 남부 헬만드주. 해리 왕자는 현지에서 지상군을 지원하기 위해 항공 지원을 요청하는 전술비행관리 업무를 맡았고 여기에 도보정찰 임무도 수행했다. 특히 탈레반 진지에서 불과 500야드(약 460m) 떨어진 위험천만한 곳에서 근무하기도 했다. 여기에 일반 병사와 똑같이 "나흘 간 샤워하지 못하고, 일주일 단위로 빨래해야하는" 악조건을 견디면서도 "전우들과 이곳에서 함께 생활하는 것은 멋진 일"이라고 스스로 밝힌 것을 비롯, 얼굴이 알려지면 탈레반의 총알이 그에게 쏟아질 것이라는 뜻의 '총알 자석(bullet magnet)'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영국 왕실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해리 왕자의 삼촌인 앤드루 왕자는 1982년 발발한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포클랜드 전쟁에 참가했고, 그의 할아버지인 필립공은 해군으로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했다. 한편 영국 언론은 그동안 `특종'에 대한 욕심을 접고 당국의 요청에 따라 그에 대한 보도를 자제해왔었다. 해리 왕자의 아프간 파견 사실이 알려지면 탈레반의 테러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자 지난해말 영 언론은 국방부와 그가 복무를 마치고 귀국할 때까지 보도를 유예하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한달 전 호주 잡지 `뉴아이디어'는 해리 왕자가 아프간 최전방에 배치됐다고 전했고, 이를 미국 인터넷 언론매체 `드러지리포트'가 보도하면서 전 세계로 확산, 해리왕자의 조기 귀국으로 이어졌다. 보수당의 아덤 홀로웨이 의원은 "지나칠 정도로 유명인에 대한 보도에 집착하는 영국 언론 환경에서 10주간 해리왕자에 대한 보도를 자제한 것은 기적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런던 AP=연합뉴스) buff27@yna.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