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스토랑의 음식과 서비스를 신랄하게 비평한 '디 아이리시 뉴스'의 신문 기사는 명예훼손에 걸리지 않는다."
영국 북아일랜드 항소법원의 브라이언 커 수석재판관은 10일 피자 레스토랑에 2만5천파운드의 배상금을 지불하라는 일심법원의 판결을 깨고 레스토랑에 대한 악평을 게재한 '디 아이리시 뉴스'의 언론자유권을 옹호하는 판결을 내렸다.
커 재판관은 일심 재판관의 잘못된 재판 진행으로 배심원단이 '레스토랑이 명예훼손을 당했다'는 평결을 내렸다며 재심을 명령했다.
웨스트 벨파스트의 피자 레스토랑 주인인 차르넌 콘버리는 2000년 9월 레스토랑의 음식과 서비스에 대해 신랄한 비평을 게재한 아이리시 뉴스 신문사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했다.
이 신문사의 레스토랑 비평가인 캐럴린 워크먼은 문제의 식당에 대해 "시장의 가장 싸구려 재료들로 음식을 만들고" "종업원 서비스는 고속도로 카페만도 못하며" "실내는 아무런 재미가 없고, 담배연기로 자욱하다" 등 부정적 표현을 동원해 비평 기사를 썼다.
신문사를 대변한 로드 레스터 왕실 고문 변호사는 비평가가 악평을 쓸 때마다 명예훼손으로 문제를 삼는다면 "정말로 웃기는 일"이라며 언론이 표현의 자유를 누릴 권리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리시 뉴스의 편집장인 노엘 도란은 "신문이 공정하고 정확한 비평을 할 자격이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었다"고 기뻐하며 이번 판결은 레스토랑 비평 뿐 아니라 영화, 연극, 음악 비평에도 적용될 수 있는 중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형 특파원 kjh@yna.co.kr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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