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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코소보 나토군-세르비아계 충돌…150여명 부상

등록 2008-03-18 08:38수정 2008-03-18 10:29

세르비아 시위대가 17일 코소보의 인종적으로 분리된 마을인 코소브스카 미트로비차의 세르비아인 거주 지역에서 프랑스 군인들로 이뤄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평화유지군에게 돌을 던지고 있다. AP 연합
세르비아 시위대가 17일 코소보의 인종적으로 분리된 마을인 코소브스카 미트로비차의 세르비아인 거주 지역에서 프랑스 군인들로 이뤄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평화유지군에게 돌을 던지고 있다. AP 연합
유엔 재판소 재점거 과정서 수류탄·공포탄 등장
세르비아-러시아 대응 논의, 나토 “폭력 강력 대처” 선언

코소보의 코소브스카 미트로비차에서 17일 유엔 경찰 병력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과 코소보 내 세르비아계 시위대가 충돌, 민간인 70여명을 포함해 150명 가량이 부상하는 폭력 사태가 발생했다고 B-92 등 세르비아 언론과 주요 외신이 전했다.

세르비아 정부는 즉각 코소보 내 세르비아인을 보호하기 위해 러시아와 공동 대처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밝혀 폭력 사태가 새로운 확대 국면으로 전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특히 이날 충돌은 2004년 3월 발생해 19명의 희생자를 낸 알바니아계 주민 폭동 4주기를 맞아 일어난 것으로, 코소보 전역에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유엔 경찰 병력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과 코소보 내 세르비아계 시위대가 충돌해 17일 유엔코소보미션 건물의 정문 부근에서 불타버린 유엔 차량 곁을 한 소방관이 지나가고 있다. AP 연합
유엔 경찰 병력 및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군과 코소보 내 세르비아계 시위대가 충돌해 17일 유엔코소보미션 건물의 정문 부근에서 불타버린 유엔 차량 곁을 한 소방관이 지나가고 있다. AP 연합
이날 사태는 나토군의 지원을 받은 유엔 경찰 병력이 지난 14일 미트로비차의 유엔 재판소를 강제 점거한 세르비아인들을 몰아내는 과정에서 발생했으며, 지난달 코소보의 일방적인 독립 선언 이후 가장 큰 폭력 사태로 발전했다.

나토군에 의해 유엔 재판소 밖으로 밀려난 수백명의 세르비아 시위대는 재판소를 다시 점령하기 위해 유엔 경찰과 나토군을 향해 돌과 자체 제작한 수류탄, 화염병 등을 던지며 공격했으며, 경찰은 최루탄과 공포탄을 쏘며 맞섰다.

세르비아 언론은 이 과정에서 나토군의 과격한 진압으로 민간인으로 구성된 시위대 70명이 다쳤다고 보도했으며, 유엔 당국은 경찰관 63명과 나토군 20여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이날 충돌로 유엔 경찰 병력은 우크라이나 소속 14명, 폴란드 소속 13명이 다쳤으며, 프랑스 소속 나토군 8명도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부상자를 치료 중인 병원 측은 세르비아인 3명의 상태가 위중하며, 이중 한 명은 이마에 총격상을 입었다고 전했다. 그러나 나토 측은 공포탄은 상공을 향해 발사했으며, 절대로 군중을 겨냥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이날 유엔 경찰 병력은 시위대의 공격을 받은 뒤 나토 평화유지군에 치안을 맡긴 채 미트로비차에서 전격 철수했다.

알렉산데르 이반코 유엔 대변인은 수백명의 유엔 경찰 병력과 9명의 민간인 직원이 북부 미트로비차에서 알바니아계가 거주하는 남부로 철수했으나 치안 상황이 허락하는 대로 다시 원상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경찰은 이날 재판소를 점거했던 세르비아인 53명을 체포했으나 이중 20명 가량은 이들을 태우고 가던 유엔 호송 차량을 습격한 시위대에 의해 풀려나 도주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나머지는 프리슈티나로 끌려가 저녁 때까지 신문을 받은 뒤 석방됐으며, 일부는 수갑을 찬 채 유엔 요원들로부터 비인간적인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나토는 이날 코소보에서 추가 소요 사태가 일어날 경우 강력하게 대처하겠다고 선언하고 양측 모두의 자제를 촉구했다.

제임스 아파추라이 나토 대변인은 "오늘 일어난 것과 같은 폭력을 강하게 규탄하며, 평화를 지키기 위해 이에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U 측도 "폭력은 어떤 형태로든 수용될 수 없는 것"이라며 자제를 호소했다.

그러나 보리스 타디치 세르비아 대통령은 유엔 및 나토군이 시위 진압을 위해 과도한 물리력을 사용했으며 이번 일로 코소보 내에서 폭력이 확산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슬로보단 사마르진치 세르비아 코소보 담당 장관도 이날 유엔 경찰의 대응에 대해 무자비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토미슬라브 니콜리치 세르비아 급진당 지도자는 유엔과 나토군의 거친 대응은 2차 세계대전 당시 세르비아인들을 상대로 행한 히틀러 정권의 행동을 떠올리게 했다고 공격했다.

러시아도 코소보의 일방적인 분리 선언이 이날 사태를 몰고 왔다고 거들고 나섰다.

한편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는 이날 오후 코소보 독립 선언에 반대하는 수천명의 시위대가 도심에 집결,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지난달 베오그라드 주재 미국 대사관을 습격한 이후 특별한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던 세르비아 시위대는 이날 세르비아 국기(國旗)와 '코소보는 세르비아 영토'라고 쓰인 현수막을 들고 나와 시내에서 코소보 독립 반대 행진을 벌였다.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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