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정부가 미국의 웹 기업 '슬라이드'(Slide)'가 국부' 무스타파 케말 아타투르크를 모욕하는 내용을 담은 사진이나 이야기 등을 네티즌들에게 제공했다며, 슬라이드 웹 사이트에 대한 터키 인터넷 이용자들의 접근을 차단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25일 보도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슬라이드는 네티즌들이 블로그나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인 '마이스페이스',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투브', '페이스북' 등에 올릴 수 있는 사진의 슬라이드 쇼를 제공하고 있다.
슬라이드의 법률 고문인 존 던컨은 터키의 한 법원이 국영 인터넷서비스제공자인 터키 텔레콤에 대해 슬라이드 웹 사이트를 차단하라고 판결한 직후 터키인 이용자들로부터 불만이 쇄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던컨은 법원의 명령은 이미 지난 1월24일에 내려졌으나 회사 측은 이에 대한 공식적인 통보를 받지 못했으며, 문제가 된 내용의 콘텐츠가 무엇인지도 알지 못해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슬라이드 측의 정책은 사이트로부터 문제가 있는 내용을 삭제하라는 법원의 지시에 따른다는 것이라고 말하고 "자유로운 발언을 지지하지만 특별히 터키의 정체성을 모욕할만한 내용이 있다면 이를 게재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슬라이드 측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터키 현지 사무소가 직접 터키 정부와 접촉하고 있으며, 터키 네티즌들이 웹 사이트에 접근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통계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 1억5천만 네티즌들이 슬라이드를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또 터키 내에서 285만명에 달하는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절반 가량이 슬라이드의 서비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터키는 국가 정체성이나 아타투르크를 모욕하는 발언이나 행위를 형법으로 금지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수많은 학자와 언론인, 작가 등이 이 때문에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권혁창 특파원 faith@yna.co.kr (부다페스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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