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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순수토종’ 축구단의 기로

등록 2008-04-14 21:14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아틀레틱 빌바오’ 80년만에 2군 위기
세계화를 거부해온 스페인 축구계의 전설 ‘아틀레틱 빌바오’가 기로에 서 있다.

외국인 선수를 전혀 쓰지 않는 등 독자적인 팀 운영 철학을 지켜온 빌바오가 정신력만으로는 용병을 마구 끌어오는 다른 팀에 대항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빌바오의 승률은 예전에 비해 많이 떨어졌으며, 처음으로 2부 리그로 강등당할 처지까지 몰리기도 했다. 빌바오의 근거지인 바스크 지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영국 축구가 인기를 끄는 등 충성도 역시 옛날같지 않다.

빌바오는 분리 독립운동으로 유명한 바스크의 축구팀으로, 레알 마드리드, FC 바르셀로나와 나란히 80년 동안 스페인 1부 프리메라리가 자리를 지켜온 정상의 팀이다. 특히 200만 바스크족에게 이 팀은 ‘종교’와도 같다. 독재자 프랑코가 죽은 이듬해인 1976년, 홈 구장인 산마메스에서는 40년 만에 최초로 바스크 깃발이 휘날렸다. 리그 8회 우승 기록을 갖고 있는 빌바오는 단일팀 국가대표 최다 배출, 프리메라리가 사상 최대 득점차 승리(1931년 바르셀로나와 12-1)의 명성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팀은 또 외국인 선수를 쓰지 않는 유일한 팀으로도 유명하다. 대신 스카우터 19명이 지역의 모든 마을을 훑어 선수를 발굴한다. 이런 ‘옹고집’은 스페인 축구팀 가운데 경기장 내부 광고판을 가장 늦게 허용하고, 지금도 선수들 유니폼에 광고가 없다는 점과도 상통한다.

독일 주간 <슈피겔> 최신호는 빌바오의 사연과 함께 “우리는 (축구의 상업화와) 일종의 성전을 벌이고 있지만, 우리의 철학 역시 성스럽기에 바꿀 수 없다”는 구단주의 말을 전했다. 리그 10위인 빌바오는 최근 리그 6위인 FC 세비야에 통쾌한 2-0 승리를 거뒀다. 세비야의 용병들이 외국에서 국가대표전을 치러느라 지쳤던 반면, 빌바오 선수들은 호흡이 완벽하게 맞았다. 경기에는 홈구장을 가득 메운 4만명의 관중이 함께했다.

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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