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관, 채식주의자, 남자 보모 등 ‘살아있는 책’ 노릇
경찰관, 채식주의자, 남자 보모, 사회활동가….
설문조사의 직업 난에 등장할 만한 이 단어들은 지난 20일 영국의 한 도서관에서 제시한 '대출 가능 도서 목록'이었다.
22일 영국 일간 더 타임스는 런던 북부 핀츨리 로드에서 열린 영국 최초의 '사람 도서관'이 참여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인터넷판에서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이날 열린 행사에는 다양한 사회적 배경을 가진 15명의 지원자가 스스로 '책'으로 변신했고 대출 신청이 접수될 때마다 30분 동안 살아있는 책 노릇을 하며 대출자와 대화를 나눴다.
또 '이민자'라는 도서 목록에는 '자원 낭비', '남자 보모'에는 '아동 학대자' 같이 해당하는 사람에 대해 부정적인 면을 보여주는 부제가 달려 눈길을 끌었다.
이날 한 권의 '책'으로 등장했던 한 동성애자 남성은 자신이 비난을 받거나 공격을 당할 것이라고 걱정했지만 동유럽 출신 이성애자 여성, 영국 국교회 사제 수련사, 동성애를 혐오하는 흑인 남성을 각각 만나 대화하는 과정에서 그동안 다르게 사는 사람들에 대해 너무나 모르고 지냈었음을 알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행사를 개최한 로니 애버걸 씨는 사람 도서관 행사가 2000년 덴마크의 한 음악 축제에서 처음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는 서로 잘 모르는 사람들 사이에 극단적 폭력ㆍ공격 성향이 발생하기 쉽다는 원리 아래 이 행사가 계획됐다면서 "모든 무슬림이 당신을 폭파시키려 하지 않으며 모든 경찰관이 학대 행위를 하는 게 아니라는"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이번 행사에서 가장 많이 대출된 사람이 '전직 조직폭력단원' 이었으며 '이민자'와 '장애인'도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애버걸 씨는 내달 31일에도 런던에서 사람 도서관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 (서울=연합뉴스)
참가자들은 이번 행사에서 가장 많이 대출된 사람이 '전직 조직폭력단원' 이었으며 '이민자'와 '장애인'도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애버걸 씨는 내달 31일에도 런던에서 사람 도서관 행사를 개최할 계획이다. 김세진 기자 smil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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