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리스 존슨(사진)
잦은 말실수·부스스한 패션과 머리모양 유명
보수당, 총선 때 정권탈환에 짐 될까 걱정
보수당, 총선 때 정권탈환에 짐 될까 걱정
43살의 ‘괴짜’ 정치인이 1일 영국 런던시장에 선출됐다. 정계에 입문한 지 7년밖에 안된 보수당의 보리스 존슨 의원은 3선을 노린 노련한 개성파 시장인 노동당의 켄 리빙스턴을 약 14만표 차이로 꺾었다.
220억달러의 예산을 집행하는 막강한 지위에 오른 존슨은 출신부터 독특하다. 터키 출신 언론인의 증손자로, 뉴욕에서 태어나 오랫동안 미국 시민권자였다. 보수 정치인 출신의 아버지 아래서 엘리트 코스를 밟아, 영국 명문 사학 이튼칼리지와 옥스퍼드대를 나왔다.
일간 <텔레그래프> 특파원, 주간 <스펙테이터> 편집장을 지낸 그는 2001년 6월 부유층 도시 헨리에서 의원에 당선됐다. 자신의 정치적 야망에 대해 “내가 총리가 될 가능성은 화성에서 엘비스 프레슬리를 만나거나, 올리브로 환생하는 것과 같다”고 말하는 등 튀는 발언과 잦은 실수로 ‘덜렁이’라고 불린다. 풍자가·유머꾼이라는 평가도 있다. 또 부스스한 머리 모양과 패션으로도 ‘악명’이 높다. 존슨은 “(기부받은 물건을 파는) 자선가게에서 옷을 사입은 것보다 더 나쁜 상태”라는 놀림을 받기도 했다.
존슨은 노장 리빙스턴을 꺾는 패기를 보였지만, 보수당은 그의 튀는 성향을 우려하고 있다. 행정경험도 짧은 그가 런던시장으로 좌충우돌하면서 2010년 총선에서 정권탈환을 노리는 보수당에게 짐이 되지나 않을까 하는 것이다. 특히, 불법이민자 사면이나 혼잡통행료 완화 등에서 존슨은 보수당 정책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어 충돌이 예상된다.
<인디펜던트>는 “보수당 출신으로는 가장 강력한 선출직에 오른 존슨의 업무수행 결과가 차기 총선의 결과를 좌우할 수 있다”며 “보수당이 존슨의 승리에 기뻐하고 있지만, 데이비드 캐머런 당수는 자신의 차기 총리 계획에 장애가 될까 불안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순배 기자 marco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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