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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럽

“블레어, 총리직 이양 약속 수차례 위반”

등록 2008-05-11 17:59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는 고든 브라운 현 총리에게 총리직을 물려준다는 약속을 몇 차례나 깬 끝에 작년에야 물러났다고 존 프레스콧 전 부총리가 밝혔다.

프레스콧 전 부총리는 11일 선데이 타임스 신문에 연재를 시작한 자서전에서 오랜 정치적 라이벌이자 동지인 블레어 전 총리와 브라운 현 총리의 애증이 섞인 관계를 공개했다.

작년 6월 브라운 총리 취임 후 부총리직에서 물러날 때까지 프레스콧은 지난 10년 동안 블레어와 브라운 사이에서 중재자 역할을 했었다.

프레스콧 전 부총리는 블레어 전 총리가 브라운 당시 재무장관에게 총리직을 물려준다는 약속을 한 번이 아닌 몇 번이나 깼으며, 블레어의 배신에 브라운은 "화산"처럼 격노했었다고 전했다.

프레스콧은 당시 국정의 1,2인자였던 블레어와 브라운 사이 갈등을 중재하기 위해 화해 모임과 전화를 "수 백번" 주선해야 했다고 말했다.

1994년 존 스미스 노동당 당수가 갑작스럽게 심장마비로 사망한 후 당내 최대 라이벌인 브라운과 블레어는 비밀 회동에서 "블레어가 먼저 총리를 맡고, 다음 번에 브라운에게 총리 자리를 넘기기로" 밀약을 한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프레스콧 전 부총리는 "블레어는 6개월 후, 아마도 1년, 반드시 다음 총선 전에는 분명 물러나기로 했다. 그러나 그런 일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때 고든은 격노했다"며 "이렇게 약속하고, 약속을 깨는 일이 반복됐다"고 말했다.

"토니는 고든이 자신과는 절대 협력하지 않을 것이라고 불평했고, 고든은 자신이 다시 속았다고 말하곤 했다"고 프레스콧은 말했다.


프레스콧은 블레어에겐 브라운을 재무장관에서 해임시키라고 제안했고, 브라운에게는 재무장관을 사직하고 정면으로 블레어와 싸워보라고 했으나 두 사람은 막판 정면 대결은 피했다고 말했다.

프레스콧은 또 브라운 총리가 "짜증나고, 당혹스러우며, 까다로운" 인물이라고 평하며 브라운이 너무나 자주 말없이 부루퉁하게 앉아 있어 회의를 무산시키는가 하면, 때로는 지독한 화산처럼 화를 분출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한편 블레어 전 총리의 부인인 셰리 블레어 여사도 10일부터 더 타임스 신문에 연재를 시작한 자서전 초록에서 라이벌 관계에도 불구하고 브라운 총리가 다음 총선에서 어떻게 이길지에 대해 남편인 블레어로부터 자문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블레어 여사는 브라운이 남편의 머리 위에서 "총리실의 열쇠를 흔들며" 남편을 몰아내려고 했다며 브라운이 남편의 공공서비스 개혁을 잘 지원했다면 블레어가 좀 더 일찍 2005년 총리직에서 물러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블레어 여사의 자서전 '내 의견을 말한다면(Speaking for Myself)'은 이달 하순 출간될 예정이다.

지방선거 참패와 노동당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 중인 브라운 총리는 자신과 블레어 사이 갈등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프레스콧 전 부총리와 블레어 여사의 자서전으로 더욱 곤혹스럽게 됐다.

(런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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